이용주 감독 신작 '서복'
기헌 役 공유 인터뷰
"사람으로서 의미 있는 시간 가졌죠"
'쓸쓸하고 찬란한 神(신)'이라 불렸던 사나이. 배우 공유가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한국형 좀비 열풍의 시작을 알린 '부산행'으로 천만 배우가 된 그는 드라마 '도깨비', 영화 '82년생 김지영', '밀정', '도가니' 등의 작품에서 섬세한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왔다. 이용주 감독의 신작 '서복'을 통해 이제껏 본적 없는, 또 다른 공유의 얼굴을 드러냈다.
'서복'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서복'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서복'은 공유에게 '질문'이다. 13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공유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왜 살고 싶은데'라는 질문을 툭 하고 던진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공유는 '서복' 출연을 고사한 적이 있다. 겁이 났기 때문이다. "당연하고 쉬운 질문 같은데 대답이 잘 안 나와서 당황했다. '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시나리오라 겁도 났다. 결국은 '내가 왜 이렇게 당황하고 대답을 못 할까'에 대한 궁금함으로 시작했다. 관객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서복'은 한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갖고 단절된 삶을 사는 전직 요원 기헌(공유)이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서복(박보검)을 안전히 이동시키는 일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험실 밖 세상을 처음 만난 서복과 생애 마지막 임무를 서둘러 마무리 짓고 싶은 기헌. 인류의 구원이자 재앙이 될 수 있는 서복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집단의 추적은 거세지고,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특별한 동행을 통해 아름다운 비주얼로 로드무비의 매력까지 선보였다.

공유는 "평소 SF 장르물을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요즘 들어서 흥미롭게 봤던 작품들, 이런 것을 모아보니 과거나 현재보다 근미래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라고 언급했다.

이어 "'서복'은 근 미래적인 소재이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삶에 대한 것이다. 두 소재를 메시 업하는 게 신선하고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공유는 "단순히 소모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가지 않는다. 도전 정신이 강하다기보다 상대적으로 시나리오에서 제가 봤을 때 고민이 안 느껴지고, 캐릭터와 이야기의 구성이 단순한 것엔 손이 안 간다. 그래서 반대의 것에 손이 간다.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복'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서복'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공유는 정보국 요원 기헌을 연기해 거침없는 액션을 소화해냈다. 기헌의 예민하고 날 선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서복을 만나 변화하는 인물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보통 작품을 할 때 힘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걸 잊고 즐기는 것 같다. 여러분이 광고에서 보시는 공유가 아닌, 그 인물화가 되는 작업이 재밌어서 배우를 놓지 못한다. 다소 예민할 때도 있지만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식단 조절도 감행했다. "예전에 더 혹독하게 해봤다. 나이가 들어 오는 힘듦은 있지만 제게 그렇게 어려운 일 같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공유는 "이전엔 운동까지 심하게 해서 몸을 키웠어야 했지만, 이번엔 기헌의 외적인 이미지가 중요했다. 모든 전사를 보여주지 못하므로 그가 어떻게 고통스럽게 살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더 퀭한 이미지로 선보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거보다 더 가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말렸다. 영화 전체가 마라톤과 같아서 지칠까 봐 그런 것 같다"며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헌 캐릭터에 대해 이용주 감독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감독은 기헌이 시한부 캐릭터라고 해서 마냥 다크하고 어둡고 말수도 없고 전형적인 아웃사이더 느낌은 아니었으면 했다. 장난도 잘 치고 동료들과 농담도 하는, 위트 있는 기헌이지 않았을까. 어떤 사건을 겪고 벌과 같은 시한부를 선고받은 후 이렇게 되지 않았나.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서복'의 기헌은 시한부라 해서 마냥 죽어가는 사람이 아닌 인간미가 엿보이는 캐릭터였다. 공유표 애드리브도 넣었다. 그는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웃는다고 관객들이 웃는 건 아니구나 라는 걸 이번에 느꼈다. 사실 애드립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캐릭터가 붕괴하지 않는 선을 지킨다. 감독도 평소 저의 말투를 많이 반영해 수정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서복'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서복' 공유 /사진=매니지먼트 숲

공유는 삶의 가치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서복'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아마 죽을 때까지 고민해야 하는 문제 같다. 죽기 직전 깨우친다면 굉장히 큰 복일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우리 모두 힘겹게 지나는 중이다. 원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고, 지난 과거에 허우적대는 사람이었다. 근래엔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고, 오늘 24시간을 후회 없이 충실하게 살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서복'은 오는 15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티빙과 스크린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이에 대해 공유는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약간 당황했다. 사뭇 다른 처음 겪는 새로운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흐름인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이렇게 될 듯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극장과 집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고 낙관했다.

공유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부단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서복'은 그래서 뿌리칠 수 없었던 작품이다. 작품의 흥망을 점치기는 힘들지만, 연출자도 배우도 1도 후회 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사람으로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본다. 작품에 대해서는 어떠한 평가도 달게 받겠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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