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라디오는 내게 가장 잘 맞는 옷…성실하기가 제일 쉬웠다"
'철파엠' 김영철 "'철업디' 애칭처럼 평생 철 안 들고 살고파"
"개그맨들은 철들면 안 된다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철들고 의젓해질까 봐 걱정이죠. 환갑 때까지 이렇게 까불고 싶어요.

(웃음)"
SBS 파워FM(107.7㎒)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의 DJ 개그맨 김영철(47)은 12일 양천구 목동 SBS 건물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철업디'라는 애칭에 대해 만족감을 맘껏 드러냈다.

김영철의 이름 한 글자를 따 만들어진 '철업디'는 철이 없는 DJ라는 뜻과 함께 힘을 불어넣어 주는, 즉 '치어 업(Cheer up)'을 해주는 DJ라는 의미도 있다.

사람들을 웃기는 것보다 일찍 일어나는 게 더 쉽다는 그는 "'철파엠'을 통해 방송 활동 22년 만에 가장 잘 맞는 옷을 찾은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아침 6시에 일어나다 보니 공무원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아침에 일어날 때 '더 자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누군가를 만나서 떠들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철파엠'을 시작하면서 제일 잘하는 것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는 걸 발견했죠. (웃음)"
그의 장점이 빛을 발한 까닭일까.

'철파엠'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SBS 파워FM 라디오 최고 인기 프로그램 '두시 탈출 컬투쇼'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서는 청취율 3위다.

'철파엠' 김영철 "'철업디' 애칭처럼 평생 철 안 들고 살고파"
김영철은 '철파엠'의 인기 비결에 대해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모두가 하나의 '드림팀'이 됐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저도 아침에 최적화된 DJ이고, 작가들의 원고도 좋고, PD가 제 진행 스타일에 잘 맞춰주기도 해요.

엔지니어님까지 우리 프로그램이 재밌다고 하시면서 도와주시니까 모든 게 잘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희 청취자 '철가루'들도 하나의 역할을 해주시니 어벤져스 같은 드림팀이 된 거죠."
나날이 높아지는 '철파엠'의 인기에 "행복해서 미치겠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한 그는 "라디오는 청정지역 같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TV는 집에서 그냥 틀어놓기도 하지만, 라디오는 좋아하지 않으면 굳이 안 듣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악플이나 욕이 없어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감하는 느낌? (웃음) 인간적이고 따뜻한 매력도 물론 있고요.

"
1999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꾸준히 활동 중인 김영철은 라디오 DJ로서도 영어전문 라디오 '펀펀 투데이'에 이어 '철파엠'까지 SBS 파워FM에서만 10년째 자리를 지키는 성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철이 드는 게 가장 무섭다고 말하는 그이지만, 22년간 큰 구설수 없이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엄마'를 꼽으며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어른스러움이 느껴졌다.

'철파엠' 김영철 "'철업디' 애칭처럼 평생 철 안 들고 살고파"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면서 엄마에게 또 아픔을 주기 싫은 마음에 자연스레 착한 아이가 됐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형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어린 시절에 이미 큰 상처와 아픔을 겪어서 20대, 30대 계속해서 치열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그 치열함으로 라디오 외에도 JTBC '아는 형님' 등 예능 프로그램, 영어 공부, 유튜브, 음악 활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에세이집도 집필 중이다.

"'아는 형님'에서 얘기했었는데 저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웃음) '철파엠' DJ로서는 '라디오 킹'이 되고 싶고, 늘 말씀드렸듯 개그맨으로서는 영어권 국가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있는 자리에 계신 분들이 모두 다 즐거우셨으면 합니다.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