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양사, 빈손 출발해 세계적 기업으로"…팝스타 '위버스' 합류 효과도 주목
'소셜파워'로 입지전적 성장…하이브·이타카 어떤 시너지 낼까
방탄소년단(BTS)을 배출한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저스틴 비버 등의 매니지먼트사 '이타카 홀딩스'를 품은 것은 세계 음악산업계에서 '소셜미디어 파워'로 입지전적 성공을 거둔 두 회사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타카 홀딩스(이하 이타카) 인수로 하이브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적 아티스트를 다수 보유하게 됐다.

이는 최근 하이브의 연이은 '빅딜'에 지렛대 역할을 한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성장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BTS·비버, 압도적 소셜미디어 파워…위버스 '팝 플랫폼' 거듭나나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5일 유튜브에 공개한 양사 구성원들의 축하 영상에서 "하이브와 이타카 홀딩스는 큰 꿈을 안고 빈손으로 출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성장 과정이 고정관념을 탈피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의 연속이었다는 것도 두 기업이 공유하는 경험"이라며 "필연일지도 모를 하이브와 이타카 홀딩스의 결합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과 이타카 설립자인 미국 제작자 스쿠터 브라운 모두 소셜미디어 '빅스타'를 키워내며 음악산업 주도권이 전통 미디어에서 소셜미디어로 넘어가는 시류를 타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거물로 성장했다.

'소셜파워'로 입지전적 성장…하이브·이타카 어떤 시너지 낼까
BTS는 전통 미디어에 의존하지 않고 SNS 자체 콘텐츠 등으로 팬덤을 쌓았고, 저스틴 비버도 유튜브 영상으로 브라운에게 발굴되고 팬덤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BTS가 2017년부터 4년 연속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하기 전까지 6년 내리 이 상을 받은 가수가 저스틴 비버다.

비버는 현재도 세계 아티스트 가운데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다.

비버와 함께 이타카 산하 매니지먼트사 'SB 프로젝트'에 소속된 아리아나 그란데도 유튜브 구독자 세계 4위를 자랑한다.

하이브는 "유튜브 구독자 수 6천200만명의 저스틴 비버와 각각 약 5천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방탄소년단, 아리아나 그란데의 결합은 소셜 채널과 영상 콘텐츠의 파급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글로벌 음악 시장의 추세 속에 강력한 힘이 될 전망"이라고 자평했다.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비버와 그란데 같은 세계 최정상 팝스타들이 합류할 경우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버스에는 이미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뉴 호프 클럽 등 유니버설뮤직그룹 가수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 K팝을 넘어서는 글로벌 팝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하이브는 올해 초 위버스 경쟁사인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양수해 통합 플랫폼을 만든다는 또다른 '빅딜'을 발표하며 플랫폼 고도화를 예고한 바 있다.

MAU(월간 활성 이용자) 480만명의 위버스에 MAU 3천만 명에 달하는 브이라이브가 합쳐지면 K팝을 아우르는 거대 플랫폼이 된다.

빅히트는 최근 증권신고서에서 "통합 완료 시점에는 위버스 MAU 수가 현재 대비 7배 이상으로 증가하여 더 넓은 팬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YG엔터테인먼트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전 세계 가수 중 유튜브 구독자 2위인 블랙핑크(구독자 약 6천만 명)도 위버스에 합류하게 될 전망이다.

◇하이브 연이은 빅딜…팝스타 IP 확보·K팝 북미진출 발판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상장 이후 반년만에 네이버·YG·유니버설뮤직그룹·이타카와 연이어 빅딜을 성사시키며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하이브가 IP(지식재산) 및 플랫폼을 통해 제시해온 팬덤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외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끌어들인 동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셜파워'로 입지전적 성장…하이브·이타카 어떤 시너지 낼까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온라인 팬 커뮤니티 및 MD(팬 상품) 기획·제작 역량을 공유하기 위해 지분 투자 및 인수, 전략적 파트너십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팝스타들은 IP 자체는 강력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MD나 콘텐츠 등 2, 3차 수익을 창출하고 팬덤을 관리하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위버스 같은 모바일 플랫폼은 'Z세대' 팬덤과 더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물론 그 근간에는 BTS의 영향력과 상징성이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 'BTS의 소속사'라는 점이 이타카를 최초로 움직인 명분으로 보이고, 위버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의 소통이나 티켓팅 등을 '올인원'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실익으로서 촉매제가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K팝부터 라틴,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확보하고, 이타카의 북미 시장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소속 가수들의 현지 진출에 활용할 수 있다.

하이브는 이날 "이타카 홀딩스와의 결합을 통해 하이브 소속 국내 아티스트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의 연이은 빅딜은 결국 BTS에 대한 절대적 매출 의존도를 낮추려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BTS의 하이브 매출액 비중은 84.7%에 달했다.

BTS 멤버들의 입대가 다가오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확장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문화 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의 병역 연기를 가능케 한 병역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BTS 맏형 진(1992년생)은 내년 말까지 입영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