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제 다루며 '사회적 갈증' 해소…제작 측면 가성비도 좋아"
코로나19가 부른 소통의 부재…주목받는 '상담 예능'
연애, 부부 관계, 육아, 재테크, 심지어 집 정리까지. 매일 고민은 넘치지만 소통하기 어려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상담 예능'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시청자의 고민을 공유하고 해결책도 제시해주는 포맷은 기존에도 예능가에서 어엿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려 최근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현존 채널 중 상담 예능은 10개에 이른다.

주제도 다양한데, KBS조이(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이나 E채널 '어머어머 웬일이니'처럼 상담 내용이 다양한 경우도 있지만 세부 장르를 특화한 사례가 더 많다.

대표적으로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요식업에 한 획을 그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골목식당 사장들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전례 없던 포맷으로 장수하고 있다.

'육아의 신' 오은영 박사를 내세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도 육아 상담 포맷으로 부모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코로나19가 부른 소통의 부재…주목받는 '상담 예능'
채널A-SKY의 '애로부부'는 성생활 등 부부들의 사적인 고민을 가감 없이 공유하는 토크쇼로 주목받았고, tvN '신박한 정리'는 코로나19로 집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집 정리 상담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재무 상담을 해주는 원스(ONCE)의 '유불리 상담소', 부부부터 고부 갈등까지 여자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 연애 상담을 해주는 KBS조이 '연애의 참견' 등이 방송 중이다.

상담 예능은 본래 교양정보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드라마보다 극적이면서 '실제'이기 때문에 사연에 몰입하기에도 공감하기에도 좋아 결국 토크쇼를 붙인 예능 장르로 자리 잡았다.

사회 구조적으로 소통의 부재가 상담 예능의 롱런을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4일 "과거 성(性) 이야기를 꺼낸 '마녀사냥'이 흥행했던 것도 성 담론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환경은 안 되지만 성적인 콘텐츠는 난무하는 사회의 이중적 구조 속에서 욕구가 폭발한 것"이라며 "최근에는 특히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이 단절되니 상담 예능으로 내 사례와 매칭해보면서 소통의 갈증을 해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방송사 입장에서도 '조작' 위험만 잘 차단하면 사례가 무궁무진하고 '가성비'가 좋으니 특히 비지상파에서 그러한 사회적 갈증이나 흐름을 발 빠르게 읽어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상담 예능은 일종의 사회 병리 현상과 연관됐다고 본다.

건강한 담론장이 생기면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