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 / 사진=최혁 기자
배우 김수현 / 사진=최혁 기자
최근 김수현이 새 작품 '그날 밤'에 출연하면서 5억 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반적인 출연료 외에 PPL 판권 판매 등 추가적인 수익에 대한 '+α'를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수현 소속사 골든메달리스트는 '부인'이 아닌 '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K드라마' 위상이 커졌고, 출연료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막 주연 타이틀을 단 신인 배우들도 회당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의 출연료를 요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연료 인플레이션은 남자배우들만의 이야기"라며 "여배우들은 특A급으로 불리는 이들 중에도 1억 원을 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남녀임금격차는 출연료에도 적용됐다.

커지는 몸값…"출혈 경쟁, 맞아"

최근 한 톱스타가 긍정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던 드라마 출연이 최종 무산됐다. 10년이 넘게 '톱'의 자리를 유지했던 이 배우가 요구했던 출연료는 회당 2억5000만 원. 하지만 제작사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어 결국 계약이 무산됐다는 것.

몇몇 방송 관계자들은 "경력이 있고, 이름이 알려진 메인급 배우들의 경우 이미 2억 원 이상 회당 출연료를 받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들의 출연료를 감당하기 위해 무리한 PPL도 수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귀띔했다.

그렇지만 출연료 인플레이션 현상에서 여배우들은 빗겨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톱으로 불리는 여배우들 중 회당 출연료 1억 원을 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A 급으로 불리는 이들도 8000만 원 정도"라고 전했다.

남녀 평균 소득 격차 1.53배, 출연료는…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9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 자료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월급은 360만원, 여성은 236만 원이었다. 약 1.53배 정도 격차가 있는 것. 1년 동안 남성은 14만 원의 임금이 올랐지만, 여성은 11만 원에 그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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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몸값이 오르는 격차도 남녀에 따라 달랐다. 2년 전의 기준으로 남자 배우들의 최고 몸값 수준은 1억5000만 원 선이었다면, 여배우들은 8000만 원 정도였다. 남자배우들이 2억 원이 넘는 수준으로 오르는 동안, 여배우들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

"다 한류 때문이다"vs"고정관념 때문"

출연료의 기준은 인기다. 얼마나 많은 대중이, 작품에서 불러주느냐에 따라 출연료의 단가가 달라진다. 한 제작 관계자는 "출연료만큼 수요공급법칙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게 없다"며 "수요가 많으니 출연료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방송을 할 때에도, 해외 판매를 할 때에도 남자 배우가 누구냐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며 "몸값에 더 영향을 받는 이유"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경력 10년이 넘는 선배 여배우보다 막 데뷔한 남자 주인공의 출연료가 더 많아 화제가 된적이 있다. 한 OTT 플랫폼에서 해당 남자 배우에게 직접 러브콜을 보내면서 출연료 계약이 성사됐다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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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을 여자로 한정짓고, 콘텐츠의 중심을 남자 배우로만 보는 경향이 문제"라고 꼬집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배우들을 내세운 작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남자 배우가 잘 캐스팅되야 잘 팔린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

한 관계자는 "남녀 배우 출연료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면서 남자 배우들의 출연료가 제작비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차지하는 경우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배우들은 회당 출연료를 n억원 이상 받아가는 상황에서 시장의 건강한 성장은 불가능하지 않겠냐"고 한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과거에는 남자 배우들의 캐스팅 퀄리티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이 갈리는 추세가 있었던 적도 있지만 , 최근에는 여성 배우들이 캐스팅 키를 잡고, 시청층 역시 여자 배우들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에서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허무맹랑한 출연료를 용인하며 경쟁하기 보단 캐릭터에 맞는 다양한 얼굴을 발굴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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