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특별전은 미야자키 하야오…4월 온라인 프로그램 시작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 로스앤젤레스(LA)에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이 문을 연다.

오는 9월 30일 개관하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영화 예술과 과학, 제작과 관련해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관이다.

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 9월 개관…"90년 숙원 사업"
빌 크레이머 아카데미영화박물관 대표는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1927년 창립 이래 영화의 역사와 예술, 과학과 관련한 박물관을 만드는 것은 아카데미의 숙원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0여 년간 수집해 온 소장품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세계에 있는 1만 명의 회원들과 함께 소장품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카데미가 세계적인 조직인만큼 박물관도 세계적인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물관은 정식 개관에 앞서 다음 달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일정에 맞춰 4월 22일 버추얼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오스카 유리천장 깨기'를 주제로 열리는 첫 프로그램은 배우 소피아 로렌, 우피 골드 버그, 말리 매틀린, 싱어송라이터 버피 세인트 마리 등 오스카의 역사적인 순간을 만든 여성들이 출연하는 대담이다.

또 스파이크 리 감독의 대담과 패널 토론, 큐레이팅 등도 마련된다.

재클린 스튜어트 최고예술프로그램 책임자는 "정식 개관 이후에도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를 통한 버추얼 프로그램과 전시는 계속된다"며 "전 세계 관람객이 언제 어디서든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카데미 어워드 히스토리 타임라인'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박물관 갤러리 전시 내용 이상의 것들을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 9월 개관…"90년 숙원 사업"
개관 특별전의 주인공은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다.

'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포함한 작품 원본 이미지보드,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보드, 영화 클립 상영 등을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60여 년 영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상설전의 오디오 가이드에는 한국어도 포함되고 봉준호·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브루스 리(이소룡),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등 아시아 영화인들도 개관 전시에 포함된다.

프리츠커 수상자인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약 2만8천㎡ 규모의 박물관은 1939년 건축된 메이 컴퍼니 빌딩을 리모델링한 사반 빌딩과 새로 건축한 유리 콘크리트 원통형 건물 스피어 빌딩으로 구성됐다.

사반 빌딩에는 7개 층에 몰입형 상설전과 특별전 갤러리, 데비 레이놀즈 복원 스튜디오 등이 자리 잡았고, 스피어 빌딩에는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갖춘 1천석 규모의 데이비드 게펀 상영관이 들어섰다.

박물관이 수집한 영화 의상과 소품, 제작 디자인,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 홍보 자료 등 8천 점을 비롯해 아카데미 마거릿 헤릭 도서관과 필름 아카이브가 소장해 온 사진 1천250만장과 영화·비디오 작품 25만점, 각본 9만1천개, 포스터 6만6천여점, 프로덕션 아트 13만8천점도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와 도로시의 루비 슬리퍼, '죠스'의 원본 크기 상어 모델 주형, '에일리언'의 괴물 두상 등이 포함됐다.

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 9월 개관…"90년 숙원 사업"
박물관 이사회 의장을 맡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영상에서 "1998년 LA로 이사했을 때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에도 우리의 일상과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영화의 역할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제 그 모든 것이 곧 바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부의장을 맡은 이미경 CJ 부회장이 "아카데미 박물관이 전 세계의 영화들과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우리에게 영화의 더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더없이 귀한 기회를 줄 것이며 여러분이 어디에서 왔든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영화와 여러분들을 가깝게 연결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