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에릭남 모습. /사진=한경 DB
가수 에릭남 모습. /사진=한경 DB
가수 에릭 남(사진)이 한인 여성 4명 등 모두 8명이 숨진 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인종주의적 미국 사회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에릭 남은 19일(현지시간) 에릭 남은 '만약 당신이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폭력에 놀랐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 사회에 대해 언급했다.

에릭 남은 "미국의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할지를 여전히 토론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아시아·태평양계 사람들(AAPI)은 버려진 기분을 느낀다"면서 "겪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 우리가 처한 현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함께 살아내야 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AAPI의 경험은 불안과 정체성 위기로 가득 차 있다. 미국 문화는 백인 우월주의와 조직적 인종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 속에서 아시아인은 '영구적인 외국인'이거나 '모범적인 소수민족 신화의 주인공'이었다"고 지적했다.

현지 경찰이 사건을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의 성 중독 문제로 접근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릭 남은 "AAPI는 배제되고 억압받았으며 성적 대상이 됐다"며 "왜 우리 공동체의 여성들을 당신들의 성 중독 해소 대상이자 희생자로 표현하나.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고 기고문을 통해 비판했다.

최근 미국에선 한인 여성 4명 등 총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사건이 증오 범죄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 희생자 8명 중 6명이 여성인데다, 이중 4명이 한인이라는 점만으로도 증오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사당국은 아직 증오범죄 혐의 적용을 위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