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일 작가-김홍선 감독 인터뷰…"CG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민"
"'루카: 더 비기닝', 엔딩 쓰면서 욕 많이 먹겠다고 생각"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지구 멸망, 인류 멸종, 생존 인류 등을 다루잖아요.

저도 인류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뭘까 계속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살아갈 이유를 찾자' 정도일까요.

"
드라마 '추노'부터 영화 '해적' 시리즈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히트작을 낸 천성일 작가의 이번 선택은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에서 비롯한 초능력자 실험과 그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김래원이 주연으로 나선 tvN '루카: 더 비기닝'은 장르극임에도 이러한 메시지가 공감을 얻어 방송 내내 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전했다.

지오(김래원 분)가 괴물이 되기를 선택하고, 구름(이다희)은 사망한 엔딩은 많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18일 서면 인터뷰로 만난 천 작가는 엔딩에 대해 "엔딩은 지오가 아닌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는 지오를 이웃이나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판타지로 대답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엔딩은 결국 지오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몰아붙인 결과가 아닐까 싶었어요.

물론 마지막 회를 쓰면서는 '욕 엄청 많이 먹겠구나' 생각했습니다.

"
천 작가는 김래원과 이다희에 대해서는 "장르 특성상 초능력은 히어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만 '루카'는 좀 다른 선을 가질 것 같다고 두 배우에게 말했다.

김래원 씨는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고민했는데, 그 치열함이 그대로 나왔다고 느꼈다.

이다희 배우는 저렇게 많이 맞을 줄은 몰랐다.

너무 고생해서 미안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루카: 더 비기닝', 엔딩 쓰면서 욕 많이 먹겠다고 생각"

천 작가는 이번에 '손 더 게스트' 등 OCN 장르극을 히트시킨 김홍선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는 "김 감독님과는 첫 만남부터 느낌이 좋았다.

감독님이나 저나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전형적인 산적 얼굴이라 친근했나 보다"고 웃었다.

이에 김 감독은 "천 작가님은 참 조용하신 분이다.

내가 성격이 급해 재촉해도 작가님은 "감독님, 알겠어요" 한마디만 하곤 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천 작가의 탄탄한 대본 아래 김 감독은 그동안 tvN 장르극에서 시도되지 않은 장면들을 구현하는 데 힘썼다.

김 감독은 "기존 한국 드라마와 비교해 CG(컴퓨터그래픽)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라 많은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루카'만의 특별한 소재를 구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부분과 SF(공상과학)의 판타지적 장르 사이에서 적절한 수위를 잡기 위해 노력했고, 관계자들과 CG 컨셉부터 디자인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우들은 크로마키 앞에서 상상으로 연기해야 했기에 그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
그러면서 "김래원 씨는 복잡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인 지오의 내면을 그렇게 깊고 다채롭게 표현한 천생 배우고, 이다희-김성오 씨 역시 이들이 왜 이름을 걸고 배우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줬다"고 했다.

김 감독은 독특했던 이야기 전개에 대해서도 "천 작가님과 처음부터 일반적인 결말의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두 사람은 '루카' 시즌2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건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시청률, 시청평, 수익이라는 세 가지 요소 중 두 가지 이상이 부합할 때 시즌2가 가능한데,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고 했다.

천 작가도 "제목 중 '더 비기닝' 때문에 시즌2를 많이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시즌2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이야기는 아니었다.

원래 제목은 '루카'였지만, 촬영을 다 하고 나니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의 시발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비기닝'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루카: 더 비기닝', 엔딩 쓰면서 욕 많이 먹겠다고 생각"

천 작가와 김 감독은 각각 드라마 '추노'와 '손 더 게스트'라는 최고의 기록을 보유했다.

천 작가는 "'추노'는 늘 영광이자 족쇄다.

하지만 작가니까 꾸준히 이야기를 만들어낼 뿐이다.

구상은 보통 '번개처럼 왔다가 천둥처럼 간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번뜩 떠오른 이야기에 천둥 같은 울림이 남으면 그때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그의 차기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학교는'과 영화 '해적2'다.

김 감독도 "차기작에서 내가 원했던 리액션이 시청자들한테서 나오지 않을 때 '앗, 뭐지? 뭔가 잘못된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 '손 더 게스트' 성공이 주는 부담을 느끼기는 한다"고 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종이의 집'을 준비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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