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기획 해리빅버튼 이성수 "뮤지션에게 무대는 삶…지지해달라"
인디공연장 살리려 67팀 모였다…오늘부터 릴레이 온라인 공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에 처한 인디 공연장을 살리기 위해 아티스트들이 릴레이 온라인 공연에 나선다.

8일 사단법인 코드에 따르면 이날부터 일주일간 프리젠티드 라이브를 통해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캠페인 일환으로 온라인 페스티벌이 중계된다.

총 67팀이 롤링홀, 웨스트브릿지, 프리즘홀, 라디오가가, 드림홀 등 5개의 홍대 인디 라이브 공연장에서 무대를 선보인다.

앞서 1차 라인업에는 해리빅버튼, 크라잉넛, 노브레인, 가리온, 육중완밴드, 내귀에도청장치 등 12팀이 이름을 올렸으나 여러 가수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출연진이 크게 늘었다.

잔나비, 다이나믹듀오, DJ DOC, 불고기디스코, 브로콜리너마저, 까데호, 카더가든, 소란, 솔루션스, 딕펑스, 조문근밴드, 최고은, 406호프로젝트 등 홍대를 음악적 고향으로 삼아 몸집을 키운 아티스트들이 라인업에 추가됐다.

인디공연장 살리려 67팀 모였다…오늘부터 릴레이 온라인 공연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대중음악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브이홀, 무브홀, 에반스라운지, 퀸라이브홀 등 길게는 수십 년간 홍대 인디음악신을 지킨 공연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하드록밴드 해리빅버튼의 보컬 이성수는 폐업 위기에 처한 남은 공연장을 도울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코드 이사장인 윤종수 변호사와 함께 온라인 공연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라이브 공연장 관계자들이 전개한 '#saveourstages' 캠페인에서 힌트를 얻은 이들은 주위 뮤지션들뿐만 아니라 평소 교류가 없던 뮤지션들에게도 연락을 취해 출연을 제안했다.

이성수는 지난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달 만에 67팀이 뜻을 모아 무대에 서기로 했다"며 "라이브 공연장이 조금이나마 숨통이 틔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무보수로 이번 공연을 주관하는 코드는 티켓 판매와 후원으로 얻은 이익을 5개 공연장 대관료를 지급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현장 인력 및 참여 아티스트의 실비 등을 제하고 남은 금액으로는 인디음악 생태계를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

이성수는 "라이브 공연장은 단순히 '유흥'을 위한 곳이 아니라 종사자에게는 삶이자 생계가 달린 곳"이라면서 "이 공연을 계기로 대중에게 인디음악계가 처한 상황을 알리고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라이브 공연장을 지원하는 현실적인 정책을 끌어내는 게 목표"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중과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디공연장 살리려 67팀 모였다…오늘부터 릴레이 온라인 공연
김천성 롤링홀 대표는 연합뉴스에 "정부에서도 하지 못한 걸 뮤지션들이 앞장서서 도와주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공연장이 너무 힘든 상황이었는데, 어떻게든 더 버텨보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새로운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뮤지션, 레이블, 공연기획사, 공연장 등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음악 팬들에게도 동참을 당부했다.

크라잉넛의 '캡틴락' 한경록은 소셜미디어에 공연 포스터를 게재하고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전국의 라이브 공연장 운영자 여러분들 힘내시고 함께 우리의 무대를 지켜나가자"고 썼다.

잔나비 최정훈은 "코로나19로 홍대의 많은 클럽과 공연장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우리 같은 뮤지션이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던 장소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 채널 엠넷은 공연 마지막 날인 14일까지 무상으로 캠페인 예고 영상을 방영하며 홍보에 나선다.

인디음악의 열정을 부활시키려는 캠페인 취지에 맞게 영상에는 텅 빈 공연장에 노랫소리와 관객들의 환호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담았다고 엠넷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