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여진구(사진=방송화면 캡처)

‘괴물’ 여진구가 디테일 다른 열연으로 심리 추적 스릴러의 묘미를 배가시켰다.

지난 21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2회에서 한주원(여진구 분)과 이동식(신하균 분)이 또 다른 사건을 마주하며 충격을 안겼다.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두 남자의 비밀과 반전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여진구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만양에 입성한 이방인 한주원의 혼란과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했다. 이동식을 향해 의심의 날을 세우면서도, 자신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모로 궁금증을 유발했다. 여진구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절제된 감정 연기로 몰입감을 더하며 호평을 이끌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한주원은 이동식과 함께 백골 사체의 최초 목격자로 진술 녹화실에 앉게 됐다. 두 남자는 신원 불명의 사체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주원은 이동식의 도발에 여동생 이유연(문주연 분)이 아니냐고 에둘러 대답했지만, 사실 그가 현장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사체와 함께 발견된 반지가 함정수사 미끼로 이용했던 이금화(차청화 분)라는 여자의 것이 분명했기 때문. 이에 한주원은 20년 전 문주 경찰서 서장이었던 아버지 한기환(최진호 분)이 종결시킨 사건의 모방 범죄를 의심했고, 한기환은 다시 사건을 묻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제발 가만히 있어”라며 단호히 명령했다.

그러나 이대로 멈출 한주원이 아니었다. 그는 이동식에 대한 의심의 끈을 붙잡은 채 문주 경찰서 서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20년 전 이유연 실종과 방주선(김히어라 분) 살해에 얽힌 사건의 조서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서무 반장 박정제(최대훈 분)에게 책임을 물으며 추궁했지만 돌아오는 건 허무한 대답뿐이었다. 마치 이쯤에서 멈추라는 경고와 같이 그를 막아서는 이는 또 있었다. 파출소장 남상배(천호진 분)의 호출에 그와 마주한 한주원은 단도직입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20년 전 이동식이 용의자로 지목됐던 사건의 담당 형사가 남상배였던 것. 한주원은 “20년 전에 자신이 체포한 사람을 부하로 데리고 계시네요”라고 날카롭게 짚었지만, 남상배는 “한경위, 하지 마라”라며 자조 섞인 당부를 건넸다.

이로써 한주원의 직진은 가로막혔다. 여기에 보면 볼수록 알 수 없는 이동식의 모습으로 혼란이 가중됐다. 여전히 서로를 향해 감시 모드를 작동 중인 이동식, 한주원 앞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만양 슈퍼 평상 위 가지런히 놓인 열 개의 손가락, 그리고 손톱의 화려한 네일아트는 분명 강민정(강민아 분)의 것이었다. 또다시 펼쳐진 끔찍한 광경에 한주원은 충격에 휩싸였고, 이어진 이동식의 반전 엔딩은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여진구는 진실을 좇기 위해 날 선 의심과 경계를 멈추지 않는 한주원이라는 캐릭터를 치밀하게 그려냈다. 의뭉스러운 파트너와 수상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된 한주원의 점층적 변화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한주원은 내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관찰자적’ 시선을 유지해야 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다. 여진구의 디테일한 분석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강민정의 잘린 손가락을 가져다 놓은 범인이 이동식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공개된 가운데, 과연 한주원은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은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심리 추적 스릴러로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다면성을 치밀하게 쫓는다. ‘괴물’은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에 JTBC에서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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