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경이로운 소문' 도하나 역 김세정
Mnet '프로듀스101' 시즌1 데뷔
돋보이는 활약 이어간 김세정
이제 완벽히 '연기자'로 자리매김
김세정/사진=젤리피쉬

김세정/사진=젤리피쉬

"그동안 예능을 통해 보여준 제 모습은 밝고 에너지가 좋은 단면적인 이미지였어요. 아직 숨겨진 부분이 많아요. 그게 제 강점이죠."

OCN '경이로운 소문'이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 중 최고의 발견은 누가 뭐래도 컬크러쉬 매력을 선보인 도하나 역의 김세정이 아닐까. 김세정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 버리고 완벽하게 도하나를 연기하며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에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경이로운 소문'은 악위를 때려잡는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를 물리치는 악귀타파 히어로 드라마다. 김세정이 연기한 도하나는 시크한 표정에 국숫집 홀 서빙 담당자이자 악귀 감지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팀 내 '레이더'와 같은 인물. 인형같은 외모에 강철 체력, 여기에 섬세한 감성까지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를 김세정은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이끌었다.

2016년 Mnet '프로듀스101'에서 돋보이는 실력에 살벌한 경쟁 상황에서도 다른 참가자들을 챙기는 따뜻함으로 주목받았던 김세정은 I.O.I 활동이 종료된 후 2017년 KBS 2TV '학교2017'을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했다. 이후 KBS 2TV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 이어 '경이로운 소문'까지 이제 겨우 3번째 작품이었지만 김세정은 조병규는 물론 유준상, 염혜란, 안석환 등 선배 연기자들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이로운 소문' 방영 중 팀 구구단의 해체 소식이 알려졌고, 악플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굴곡이 있는 시기였지만 김세정은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줬는데, 이제 다시 꿈꿔도 된다는 걸 '경이로운 소문'을 하면서 느꼈다"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세정의 일문일답
김세정/사진=젤리피쉬

김세정/사진=젤리피쉬

'경이로운 소문'이 끝났다.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어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니까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삿말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어요.

OCN 최고 시청률을 갱신 소감은?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노력과 행복이 맞닿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도하나를 연기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또한 도하나의 매력은?

그냥 하나의 성격인 거지, 어둡고 칙칙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 성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은 어두울 수 있어요. 하지만 성격이 되고 나면 어두움이 자연스럽게 종종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운터들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며 아이가 되고 마는 하나, 사실 하나는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고, 겉으로만 센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카운터즈들의 호흡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촬영장 분위기와 각각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어땠나.

‘경이로운 소문’은 선배님들께서 늘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시고, 후배들의 아이디어나 이야기에 더 귀기울여 주셔서 스스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지고 선배님들과 더욱 대화하고 싶어져요. 그리고 그런 대화를 나눌 때 제 스스로 배우는 것도 많아져요. 사실 저는 저 같은 경우에는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거나 하진 않았지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기대치를 점점 낮춰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저에게 이번 드라마는 기대하고 꿈꿔도 된다고, 상처받았던 모든 노력들도 사실 실패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라고, 지금 결과에도 숨기려 하지 말고 편안히 기뻐해도 된다고, 다음을 지금 느끼는 이 감정만큼 준비해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마음껏 꿈꿔도 된다는 말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다시 저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 덕분이에요.
김세정/사진=젤리피쉬

김세정/사진=젤리피쉬

도하나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남녀 통틀어 어떤 캐릭터가 욕심이 나던가.

지청신. 고도의 액션 연기나 와이어 연기, 염력 연기도 재밌을 것 같아요. 또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악귀의 혼이라던가, 악귀와 내가 분리되어 다른 목소리를 표현해 내는 연기, 본인의 이성과 악귀의 악함이 혼란을 주는 것 그리고 마지막 소환되는 장면까지 다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워 보였고요. 저 스스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연기도 물론 재미있겠지만 스스로 해낼 수 있을까 싶은 연기를 결국엔 해냈을 때의 짜릿함과 성취감은 배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도하나 역시 엘리베이터 액션, 발차기 등 고난이도 액션신이 많았다. 하사날, 액션 배우 등 수식어를 얻기도 했는데 액션 촬영 어땠나?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가장 설레는 날. 물론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지치긴 하지만 그날 얼마나 제가 성공해낼지는 그날의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가서 몸을 충분히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 선생님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여 봐요. 그런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더 속(감정)을 눌러요. 차분해질 수 있도록, 흥분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어요.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아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경이로운 소문'을 하면서 팀 해체도 있었고 악플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품을 하면서 힘든 일들이 많았던 거 같은데,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배우들 간에 서로 많이 도와서 체력이나 심적으로는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헤어짐이 무서웠어요. 너무나 정이 들고, 편안한 현장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런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 이런 행운이 나에게 또 올까’ 하는 조바심이랄까. 이별 외에는 촬영 중이라면 당연히 겪고 이겨낼 만한 일들뿐이었고, 오히려 신나고 재밌기만 했어요.

'경이로운 소문' 그리고 도하나는 배우 김세정에게 어떤 의미를 남겼나?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김세정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할 거라고요. 수 많았던 실패와 실수가 아닌 긴 여정 중 과정이었고 그 끝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라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

스스로 연기한 장면을 뽑기에는 좀 그렇지만 (웃음) 아무래도 제가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언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인데요.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저 장면을 찍기 전,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어요. 가족들이 죽고 동생을 붙잡고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원래 생각했던 연기 스케치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스케치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우리 하영이(동생)가 잘해준 덕분이겠지만요.
김세정/사진=젤리피쉬

김세정/사진=젤리피쉬

2017년 처음 연기를 시작해 '경이로운 소문'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스스로 많이 고민한 결과 연기에 중요한 건 결국 자신감인 것 같아요. 저를 바라보는 많은 스태프분들과 카메라를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감이 필요하고, 또 감독님께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야 할 자신감도 필요해요. 그리고 지금 연기하는 모습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자신감까지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본인에 대한 믿음과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연습하고 캐릭터에 대해 더 세부적으로 생각하고, 나만의 확실한 길이 있다면 누가 어떤 질문을 던지든 어떤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든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연기 연습을 하고 노력을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또 캐릭터를 평면적으로 보지 말자라고 생각했어요. 살다 보면 한가지 감정만으로 살아가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다양한 감정으로 생각하면서 그 캐릭터를 연구해보려고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구구단 미나를 비롯해 I.O.I로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 중에서도 연기를 하는 이들이 여럿이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커리어를 쌓아오고 있는데요. 연기자 김세정은 어떤 강점이 있을까?

저의 강점은 보여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점. 그 부분이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동안 예능 같은 곳에서 보인 저의 모습은 밝고 에너지 좋은 단면적인 이미지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 숨겨진 부분이 많다는 점이 저의 강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다른 모습들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두근거림을 저 역시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 매력을 잘 활용해 보는 게 앞으로 저의 행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아마 다시 노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연기로 달리고 노래로 쉬고, 노래로 달리고 연기로 쉬고. 일을 쉼으로 느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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