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과고 출신 의대생 출연자 자질 논란
네티즌 "국민 세금으로 의대 간 게 자랑?"
앞서 유튜브 '카걸' 논란도 있어…제작진에 비난 잇따라
'유퀴즈' 5개월 만에 또 사과 [전문]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과학고 출신 의대생 출연자 자질 논란에 사과했다.

지난 1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난주 방송된 '담다' 특집의 기획 의도를 전하면서 "제작진의 무지함으로 시청자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께 공감과 위안이 되는 콘텐츠이면서 출연자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방송을 제작한다는 것에 대한 커다란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껴왔다"면서 "이번 일로 시청자들은 물론 어렵게 출연을 결심해준 출연자에게 좋지 못한 기억을 남기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고 반성했다.

"저희 제작진은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것들을 뒤돌아보고 성찰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시대 흐름과 보폭을 맞추고 시청자들의 정서와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며 좋은 콘텐츠로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서울대 의대생인 신 모 씨가 출연했다. 신 씨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의대에 동시에 합격한 인물로, 앞서 제작진은 "의대 6곳에 동시 합격한 비결을 담다"라며 그의 공부 비법을 전수했다.

경기과학고등학교 전교 3등이라고 밝힌 신 씨는 공부 뿐만 아니라 의료봉사 215시간 등 놀라운 스펙을 쌓아왔다.

일반고와 비교할 때 과학고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연 500만 원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 목적이다.

'유퀴즈' 시청자들은 과학고 출신인 신 씨가 해당 학교 취지와는 달리 의대에 진학한 점을 지적했다.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과학고 출신이 이공계로 가지 않고 의대에 진학한 것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서울 과학고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졸업생 387명 가운데 21.7%에 해당하는 84명이 의학계열로 진학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이 학교는 2020년 신입생부터 학생들이 졸업 후 의대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과 교육비 등을 환수 조치하기도 했다.

신 씨가 졸업한 경기과고 역시 2021학년도 신입생 입학 전형 요강은 "본교는 이공계열의 수학․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이므로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 계열로의 진학은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과(계열)에 지원할 경우 ▲재학 중 받은 장학금 등 지원액 환수 ▲추천서 발급 불가 등의 불이익이 주어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게스트 섭외 실망스럽다. 예전의 '유퀴즈'로 돌아와 달라", "과학고에서 세금지원으로 의대간 게 무슨 자랑이라고", "방송 나와서 스스로 기회주의자 인증한 것", "대학들도 저런 과고 영재들을 의대에 뽑지 말아야 한다", "후배들은 입시 정책까지 바뀌었는데 나만 아니면 되는 건가?" 등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 "의사도 과학자. 논문 쓰고 실험한다. 똑똑한 과고 출신들이 의대에 많이 와야 한다", "별걸 가지고 불편해 한다. 열심히 잘 해서 잘 갔는데 뭐가 문재인가" 등 반응을 보이며 담론을 펼쳤다.
앞서 논란이 됐던 유튜버 부부 /사진=tvN '유퀴즈'

앞서 논란이 됐던 유튜버 부부 /사진=tvN '유퀴즈'

'유퀴즈'의 출연자 자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방송된 카걸, 피터 부부 편이 방송된 후 이 부부가 고가의 그림을 팔 목적으로 방송과 유명인 인지도를 활용해 그림을 홍보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프로필과 영상 내용 등이 사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카걸 부부는 결국 사과하고 유튜브 또한 비공개가 됐다.

'유퀴즈' 제작진은 "카걸 부부와 관련된 의혹들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섭외와 촬영, 방송을 진행하게 된 점은 제작진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녹화 당시 카걸 부부가 진행자 유재석·조세호씨에게 디자이너 마우리찌오 콜비 그림의 복사본을 선물했다"며 "제작진은 방송상 불필요한 부분이라 판단해 해당 부분을 방송에서 제외했으나, 방송 후 카걸 측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유튜브 카걸 채널에 올려 그림 판매를 시작한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즉각 카걸 측에 상업적 목적으로 해당 프로그램 이용 불가를 알리고 영상 삭제를 요청한 바 있다"며 "진행자들이 받은 그림은 즉시 카걸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 섭외 과정에서 사전 확인 작업이 미흡했던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출연자 선정과 방송 제작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과고 의대생 논란에 '유퀴즈' 제작진이 올린 사과문.
안녕하세요.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입니다.

지난 방송이었던 유퀴즈 '담다’ 특집은, 각자 인생에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어떻게 담고 살아왔는지를 전해드리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저희는 그 이야기를 다루면서 제작진의 무지함으로 시청자분들께 큰 실망을 드렸습니다. 이에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그간 유퀴즈 제작진은 시청자분들께 공감과 위안이 되는 콘텐츠이면서 출연자에게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방송을 제작한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로 시청자분들은 물론 어렵게 출연을 결심해준 출연자에게 좋지 못한 기억을 남기게 돼 죄송한 마음입니다. 저희 제작진은 이번을 계기로 많은 것들을 뒤돌아보고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여름부터 2021년 겨울에 이르기까지, 열 번의 계절이 바뀌도록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역사를 담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시대 흐름과 보폭을 맞추고 시청자분들의 정서와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되새기며, 더 좋은 콘텐츠로 다가가겠습니다.

저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소중한 비판의 의견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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