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 사진 = 한경DB
봉준호 / 사진 = 한경DB
봉준호 감독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의 얼굴이 공개된 것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27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은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 2003년 연출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 관련해 언급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살인의 추억' 10주년을 맞은 2013년 관객과 대화에서 "범인은 1971년 이전 출생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33년 만에 진범이 특정된 후 봉 감독의 기분은 남달랐을 터.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특정된 후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접했을 때 너무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 기자, 피해자 가족들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가장 묻고 싶은게 많았던 범인만은 유일하게 인터뷰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봉 감독은 외신을 통해서 "남다른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을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외에도 봉준호 감독은 성격을 묻는 질문에 "수줍음이 많고 우유부단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선택하기 쉽지 않은데 내가 가진 영구적 난제가 내 영화 속에 투영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모든 것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이라며 "영화관은 다시 채워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초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주요부문 상인 각본상, 감독상 외에 국제영화상까지 4개 부문을 수상해 한국 100년 영화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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