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개천용 (사진=방송캡처)

날아라 개천용 (사진=방송캡처)



‘날아라 개천용’이 불합리한 현실에 뼈 때리는 촌철살인 명대사로 공감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이 화끈한 웃음 속, 가슴 울리는 여운으로 호평을 이끌고 있다. 최소한의 법에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억울한 누명을 썼던 피해자들, 재판에 승소해도 지난날의 상처를 모두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진실을 눈감은 누구 하나 제대로 심판받지 않는 현실은 씁쓸했다. 그럼에도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박태용(권상우 분)과 박삼수(배성우 분)의 고군분투는 작은 변화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러왔다. 무엇보다 통쾌하게 웃다가도 울컥하고 눈물을 쏟게 만드는 ‘날아라 개천용’의 대사들은 곱씹을수록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에 가슴에 콕 박힌 명대사를 짚어봤다.

#잘못을 바로잡는 권상우의 따끔한 일침 “미안하다는 그 말이 그렇게 힘든 겁니까?”

끼워 맞추기식 수사에 희생양이 되었던 삼정시 3인조의 억울한 사연은 씁쓸한 현실을 비췄다. 진범 이철규(권동호 분)의 자백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삼정시 3인조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잘못을 사과하고 벌은 받은 사람은 이철규뿐이었고, 잘못된 수사에 누구 하나 책임을 묻지 않았다. “사람의 굳은 마음 풀어주고, 닫힌 가슴 열어주는 거 미안하다는 말, 진솔한 그 한마디면 된다. 하지만 이 사건에 책임 있는 경찰, 검찰, 판사. 단 한 명도 그 말을 한 적이 없다. 미안하다는 그 말이 그렇게 하기 힘든 겁니까?”라는 박태용의 일침은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어렵지 않다. 상처받은 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면 충분했다.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고, 남 탓하기 급급한 기득권 세력의 모습은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폐부 찌르는 배성우의 울분 “안 보이는 벽이 더 무서운 거다. 편견, 차별, 낙인 이런 거”

오성시 트럭 기사 살인사건은 평생 지울 수 없었던 박삼수의 상처를 끄집어냈다. 살인자의 자식으로 낙인찍혀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던 박삼수는 김두식(지태양 분)의 아들 김영준(김건우 분)에게 자신을 투영했다. 따돌림을 당하는 김영준을 돕고 싶었던 그는 박태용에게 오성시 사건을 수임하자고 제안하지만, 김두식 같은 조폭을 돕고 싶지 않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박삼수는 “변호사님이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낙인이 뭔지 아세요? 눈에 보이는 벽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안 보이는 벽이 무서운 거예요. 편견, 차별, 낙인 이런 거”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형사들의 가혹행위로 거짓 자백을 한 대가는 김두식에게도 범죄자의 낙인을 찍었다. 출소 후 먹고살 길이 막막했기에 어둠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던 김두식. 이 짐은 자식들에게도 대물림되고 있었다. 박삼수의 뼈 때리는 외침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부당한 권력을 향한 김주현의 통쾌한 한 방! “막 나가는 놈들 잡으려는 거다”

대법관 조기수(조성하 분)가 오판했던 제주도 간첩 사건의 진실을 마주한 이유경(김주현 분)은 누명을 썼던 오재덕(동방우 분)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대한민국 의전 서열 3위가 될 조기수를 건들 수 없었던 회사는 그의 비리를 묻자고 했다. 이유경은 분노했지만, 박삼수의 충고에 버티기에 돌입했다. ‘모범 공무원’ 이재성(윤정일 분)의 실체를 알게 된 이유경은 진실을 알리고자 분투했지만, 또다시 침묵을 강요당했다. 부당한 권력에 이유경은 결국 사직서를 건넸다. “너 아주 막 나가는구나”라는 문주형(차순배 분)의 말에, 이유경은 “제가 막 나가는 게 아니라 막 나가는 놈들 잡으려는 거예요”라며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답답한 현실에 순응하기보다 소신을 지킨 이유경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장면이었다.

#권상우의 진심 어린 충고 “믿음이 깨진 걸 다시 봉합하는 길은 솔직한 고백밖에 없다”

진실을 파헤치는 개천용들의 반란에 사건을 은폐하려는 엘리트 집단의 공격도 거세졌다. 범행을 인정하는 김두식의 자필 편지 공개로 오성시 트럭 기사 살인사건 재심은 위기에 맞았다. 하지만, 개천용들의 판 뒤집기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진범 이재성이 범행에 사용했던 흉기를 찾아 나선 것. 박태용은 유일하게 이재성의 진술이 엇갈렸던 부분에 의문을 품기 시작, 당시 한상만(이원종 분)과 압수수색에 나섰던 봉준석(남진복 분)이 흉기를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태용은 봉준석에 대한 믿음이 깨질까 두려워하는 한상만을 대신해 그를 찾아가 “믿음이 깨진 걸 다시 봉합하는 길은 솔직한 고백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봉준석은 박태용의 충고 덕분에 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옳은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 비록 죄책감에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했지만,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오성시 살인사건의 진실을 바로 세울 재심의 시작을 알렸다.

한편 ‘날아라 개천용’ 12회는 11일(금) 휴방하고, 12일(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오는 11일(금)에는 제 41회 청룡영화상 중계 연기로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대체 편성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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