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팝콘 섭취에 민원…공연장, 티켓예매 조정에 난감

오는 7일부터 적용되는 새 방역지침에 따라 영화관·공연장의 좌석 '띄어앉기'가 해제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는 한숨이 깊다.

방역당국이 발표한 5단계로 구분된 새 방역지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영화관, 공연장 내 좌석 띄어앉기가 적용되지 않는다.

새 방역지침은 거리두기 1.5단계부터 다른 일행 간 좌석 띄우기를 명시하고 있다.

2단계부터는 좌석을 한 칸씩 띄워야 한다.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좌석을 띄워야 한다는 이전 지침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이다.

새 방역지침 1단계 '띄어앉기' 해제에도 영화·공연계 한숨
◇ 관객 빠져나간 영화관 민원도 속출…"관람 에티켓 필요"
5일 영화·공연 업계는 새 방역지침을 반기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침체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영화업계는 전년과 대비해 극장 관객이 70% 줄어든 상황으로, 문을 닫거나 운영시간을 축소하는 상영관까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영화 할인권이 풀렸지만, 극장 관객 수는 요지부동이다.

게다가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신작도 개봉이 연기되거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상영을 결정하거나 고려하고 있다.

박신혜·전종서 주연의 영화 '콜'은 극장 개봉 없이 이달 27일 넷플릭스 단독 상영을 결정했다.

지난 9월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우주 SF '승리호'와 범죄물 '낙원의 밤'도 사실상 넷플릭스 상영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부대사업인 팝콘·음료 판매도 관객이 줄어 매출이 함께 감소한 상태다.

게다가 상영관 내 팝콘 등의 음식물 섭취로 인한 관객들 사이의 다툼이나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어 골치다.

최근 서울 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팝콘 섭취 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던 관객과 이를 지적한 관객 간의 싸움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새 방역지침에 따르면 영화관의 음식물 섭취 금지는 거리두기 2단계부터 적용된다.

대다수의 영화관은 1단계 또는 1.5단계에서도 음식물 섭취를 자제해달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 관계자는 "앞 좌석을 발로 차지 않고, 휴대폰을 무음이나 진동으로 두는 것처럼 이제는 마스크 착용과 음식물 섭취 자제가 관람 에티켓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그래야 영화관에서 안전한 관람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방역지침 1단계 '띄어앉기' 해제에도 영화·공연계 한숨
◇ 전 좌석 판매 '환영'…티켓 예매는 난감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화와 달리 공연 횟수에 한계가 있어서 한번 공연을 올릴 때 좌석 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하지 않으면 손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대형 뮤지컬은 좌석의 70%가 넘게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는데, 그동안 띄어앉기로 좌석의 절반만 판매되다 보니 티켓이 매진돼도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뮤지컬 업계는 일괄적으로 좌석 띄어앉기가 적용되던 지침이 다소 완화되면서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띄어앉기를 하면 좌석은 절반밖에 팔 수가 없는데 공연을 한번 올릴 때 들어가는 비용은 동일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1단계에서라도 전석 판매가 가능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다만 거리두기가 언제까지 1단계로 유지될지 예측할 수 없어 티켓을 판매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대부분 티켓 예매는 공연 2∼4주 전 시작되기 때문이다.

티켓 예매 때와 실제 공연 시기에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 경우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에도 처음 공연장 좌석 띄어앉기 방역지침이 마련되면서 대부분의 공연이 기존 예매를 일괄 취소하고, 재예매를 진행했다.

이번에도 새 방역지침이 나오면서 오는 10일 개막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일부 공연은 빈 좌석에 대한 추가 티켓 오픈에 나섰다.

이달 중순 작품 개막을 앞둔 한 제작사 관계자는 "티켓 추가 오픈을 할지 등 앞으로 좌석 예매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내부조율 중"이라며 "안전한 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에 따라 좌석 조정을 하겠지만, 공연 시기가 임박해 거리두기 단계가 결정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