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콘서트로 전 세계 팬들과 만났다. 이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대면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오히려 팬들을 위로하며 "함께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0일 오후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개최했다.

지난 6월 14일 열렸던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 이후 4개월 만의 공연. 당초 이번 콘서트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라이브 스트리밍 생중계 방식으로만 진행하게 됐다.

'BTS 맵 오브 더 솔 : 원'이라는 제목처럼 단 하나(ONE)뿐인 온라인 에디션(ONline Edition) 공연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번 콘서트는 앞선 '방방콘 더 라이브'의 8배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다. 4개의 대형 무대와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의 기술, 6개의 앵글을 한 스크린에 띄워 시청자들이 원하는 화면을 골라서 볼 수 있는 멀티뷰를 통해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온라인 공연만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칭밴드의 웅장한 연주, 댄서들의 격렬한 퍼포먼스에 이어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온(ON)'으로 포문을 열었다. 'N.O'로 한층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한 방탄소년단은 댄스브레이크까지 선보이며 초반부터 공연의 열기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위 아 불렛프루프 파트.2(We Are Bulletproof Pt.2)' 무대는 단숨에 몰입감을 높이며 본격적인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오프닝을 마친 후 멤버들은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시청하고 있는 팬들의 모습과 함께 함성이 들려오자 벅찬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전 세계 아미 여러분들 환영한다"는 RM의 인사에 이어 정국은 "준비한 게 굉장히 많아서 빨리 남은 무대를 더 보여드리고 싶다. 오늘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대면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온라인으로라도 아미(공식 팬덤명)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표했다. RM은 "이번 공연은 지난해 투어를 마치고 1년 정도 전부터 준비를 했다. 뜻밖의 상황으로 투어가 진행되지 못해서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온택트 에디션'으로 보여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진은 "'방방콘'에서는 채팅으로 아미분들하고 소통했는데 오늘은 화면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고, 지민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소리다"라며 변함없는 팬사랑을 보였다. 뷔는 "오랜만에 아미분들의 얼굴을 보니 이제껏 못 봐서 힘들었던 게 조금 다 풀리는 것 같다. 노래를 다 따라 불러주시고 응원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국도 "이렇게 오랜만에 아미분들 목소리 들으니 힘이 난다. 오랜만에 심장이 뛰는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슈가는 "오랜만에 들으니 '심쿵'한다"고 했다.

"다양한 무대와 많은 곡, 멋진 퍼포먼스를 준비했으니 방탄소년단의 에너지와 멋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함께 '디오니소스(Dionysus)', '블랙 스완(Black Swan)' 그리고 랩 라인·보컬 라인의 유닛 무대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의 향연이 펼쳐졌다. 특히 슈가, RM, 제이홉의 '욱(UGH!)'은 레이저 효과를 이용해 복싱 경기의 링 위와 같은 연출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솔로 무대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의 인트로곡인 RM의 '페르소나(PERSONA)'로 시작해 아웃트로인 제이홉의 '에고(Ego)'로 끝나는 구성을 취했다. 먼저 RM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는 듯한 연출 하에 거침없는 래핑을 선보였다. 특히 무대 도중 AR 기술로 거인 RM이 등장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섀도우(Shadow)'에서는 랩을 하는 슈가를 향해 장막 안에서 손이 뻗어나오거나 댄서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독특한 연출이 시선을 끌었고, 지민은 유니크한 보컬과 아름다운 춤선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필터(Filter)' 무대를 펼쳤다. 진은 어린왕자가 떠오르는 무대 세트 위에서 '문(Moon)'을 소화했다. AR 효과로 구현된 행성들이 무대 위에 떠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뷔의 솔로곡인 '이너 차일드(Inner Child)에서는 무대 중앙에 회전목마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고, 제이홉의 '에고(Ego)'에서는 스포츠카가 등장하기도 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지난 '방방콘'에서 선보였던 것과 같이 우산을 활용한 퍼포먼스로 꾸며졌다. 노래가 끝난 후 뷔는 "멤버들과 함께 공연하는 행복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RM은 "'맵 오브 더 솔 : 원'에 데뷔부터 지금까지 7년이라는 시간과 여러 고민들, 멤버 개개인의 무대까지 진솔하게 녹이려 했다"고 털어놨다. 슈가는 "언제나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술력은 공연 말미에 집중됐다. 방탄소년단의 7년을 압축한 선곡에 무대의 물리적 경계를 허무는 AR 효과가 가미됐다. 'DNA'와 '쩔어' 무대는 공간을 초월한 듯한 연출로 시각을 압도했다. 멤버들이 서 있는 무대가 엘리베이터처럼 표현돼 이곳 저곳으로 공간을 옮겨가는 듯한 느낌을 주며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 무대에서는 멤버들의 동작에 맞춰 AR 효과가 등장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후렴구에서 거센 불길이 피어오르는가 하면, '돌직구'라는 가사에 맞춰 야구공이 날아가기도 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앙코르로 '버터플라이(Butterfly)', '런(RUN)', '다이너마이트(Dynamite)', '위 아 불렛프루프 : 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를 선보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제이홉은 "요즘 너무 기분이 좋다. 솔직히 80%는 좋고, 20%는 아쉬운 것 같다. 이런 비대면 온라인 공연은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었고, 시도였다"며 "가수 입장에서는 눈을 마주치고 소통하지 못한다는 큰 아쉬움이 있다. 공연하는 사람에게는 이 아쉬움이 없어져서도 안 될 것 같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우리 모습을 실제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민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앙코르 할 때부터 집중이 너무 안 됐다"고 어렵게 말문을 연 그는 "사실 이번 공연을 준비하기 전에 억울함이 많았다. 저희가 보여주려고 준비한 것들이 여러분들한테 다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렇게라도 항상 응원하고 기다려주는 여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RM은 영어로 "우린 강하다. 우린 길을 찾을 것"이라며 "길을 잃는다면 새롭게 다시 지도를 그리고 나아가자.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했다. 진은 "한 선배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팬분들의 사랑을 알게 되면 무대를 끊을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오늘 그게 무슨 말인지 더 알게 됐다. 이번 공연에서 50%의 재미를 느꼈는데, 100%의 재미를 되찾기 전까지 BTS는 아미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RM은 "우리의 언어는 음악이고 우리의 지도는 꿈"이라며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노래하며 영원히 함께 행진한다. 방탄소년단은 7명이 아니고, 너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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