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담보' 하지원 "액션 연기도 가능…연기에 늘 목 말라요"
'담보'를 촬영하며 그리운 아빠가 많이 생각이 났어요. 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딸의 입장에서 '아빠'란 남다른 의미입니다. 불러보고 싶은 아빠, 많이 그리운 아빠입니다.

영화 '담보'는 하지원에게 더욱 각별한 작품이다. 2016년 작고한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올 추석 개봉된 영화 '담보'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원은 '담보'에 대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데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셨으면 한다"며 "관객들을 많이 울리는, 마음껏 울게 하는 영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저씨'로만 불리던 두석, 종배와 승이가 시간이 쌓여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가족을 재해석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하지원은 이 작품에서 어른 승이 역을 맡아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담보'는 윤제균 감독이 이끄는 JK필름이 제작한 작품으로 하지원은 윤 감독의 부탁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윤 감독은 '네가 울면 너무 슬프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데 네가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담보'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담보'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9살 승이는 아역배우 박소이가 연기하고, 하지원은 대학생 승이부터 통역사가 된 성인까지 열연을 펼쳤다. 엄마 역에는 할리우드에서도 입지를 넓혔던 배우 김윤진이 나섰다.

"엄마를 만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어요. 정말 큰 감정을 표현해내야 해서 사실 많이 어려웠죠. 강대규 감독이 신의 무드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 주셔서 슛 들어가기 전까지 들으며 감정을 잡았어요. 특히 김윤진 선생님과 교감이 좋았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한 부분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제가 100%를 드리면 그대로 받아 주시니까 감동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원은 '담보'에서 가장 애정이 큰 장면에 대해 '아저씨'라고 불렀던 두석에게 처음으로 '아빠'라고 부르는 신을 꼽았다.

"혈육을 떠나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진짜 아빠라는 걸 느낀 순간이예요. 시나리오 읽었을 때부터 가장 떨렸던 장면이기도 하고요. 두석은 진짜 아빠는 아니지만 승이에게 많은 사랑을 줬고 그 덕에 승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어요.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연기하며 승이와 두석의 마음에 공감했습니다."

성동일과 가짜지만 가장 진짜 같은 부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성동일 선배와는 꼭 함께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제가 나이가 제일 많은 '개딸' 이래요. 성동일 선배가 다음엔 연인으로 연기하자는 농담을 많이 하셨고요, 현장에서 참 즐거웠습니다. 영화는 픽션이지만 성동일 선배는 논픽션 같았어요. 워낙 편하게 대해주시고 자연스러운 분이라 가지고 계신 분위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잘 흡수되어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담보'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담보'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하지원은 KBS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데뷔한 후 연기경력 25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 천만영화 '해운대', 드라마 '다모', '발리에서 생긴 일'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지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좋아하니까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는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 내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어떤 경계를 구분하거나 그렇지는 않고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다모' 수준의 액션 연기도 여전히 가능해요. 하하. 연기에 늘 목 말라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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