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는 다른 실사 영화 '뮬란', 흥행 성공할까
디즈니의 실사 영화 '뮬란'이 마침내 17일 국내 관객을 만났다.

실사로 재탄생한 '뮬란'은 디즈니가 '미녀와 야수'(2017)나 '알라딘'(2019) 등에서 보여줬던 여성의 목소리에 관한 메시지를 역시 담고 있다.

기가 강하고 무예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뮬란(류이페이 분)은 좋은 집안과 인연을 맺어 가문을 빛내길 바라는 부모의 뜻과 '여자는 기가 세면 안 된다'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본연의 모습을 억누르고 자란다.

원작과는 다른 실사 영화 '뮬란', 흥행 성공할까
어느 날 북쪽의 유연족이 침입하자 황제(리롄제)는 집마다 남성 한 명씩을 징집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아들이 없는 뮬란의 집에서는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가 징집명령서를 받는다.

뮬란은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 몰래 전장에 나가기로 결심하고 텅 장군(전쯔단)의 지휘 아래 남성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받고 전사로 성장한다.

마침내 적장 보리 칸(제이슨 스콧 리)의 군대와 맞서게 된 뮬란과 동료 병사들은 용감히 맞서 싸우고, 뮬란은 보리 칸을 돕는 마녀 시아니앙(공리)을 만난다.

황제와 나라는 위기에 빠지고 뮬란은 여성인 것이 밝혀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다.

원작 애니메이션(1998) 내용이 성별을 속이고 아버지 대신 전장에 나가 영웅이 되는 여성의 이야기인 까닭에 다른 실사화 된 영화보다 여성의 목소리에 관한 내용이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지만, 영화는 마치 관객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주입하듯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류이페이가 연기한 뮬란은 어렸을 적부터 '기가 세다'며 손가락질을 받는다.

여성에게는 숨겨야 하는 재능을 남성은 드러낼수록 찬사를 받는다.

남성은 기가 세면 전사라고 하고 여성은 마녀라고 불린다.

그러나 류이페이의 뮬란이 이미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노력만으로 남성들보다 더 뛰어난 전사가 됐던 애니메이션 속 뮬란이 가지는 의미는 퇴보했다.

남성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 되려면 이미 비범한 재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원작과는 다른 실사 영화 '뮬란', 흥행 성공할까
영화는 애니메이션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지만, 원작에 있는 많은 것들을 없애고 또 많은 것들을 집어넣었다.

이런 차이가 영화 흥행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주목된다.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용 무슈와 귀뚜라미 귀똘이는 사라졌다.

뮬란의 상관이자 연인인 리 샹 장군도 실사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마녀 시아니앙이 등장하고 리 샹 장군 역할은 상관 텅 장군과 후일 연인으로 발전하는 동료 홍휘 두 사람으로 나뉘었다.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마녀 캐릭터의 등장은 강렬했으나 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영화가 마무리된다.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적재적소에서 뮬란을 도와주는 무슈는 불사조로 대체됐다.

그러나 불사조에게 무슈가 갖췄던 코믹함은 전혀 없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다른 애니 원작 실사영화에는 있는 노래도 사라졌다.

세상이 원하는 틀에 맞추지 않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은 뮬란의 감정을 담은 '리플렉션'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나 들을 수 있다.

영화는 대신 '기'를 강조하며 무협 영화를 표방한다.

디즈니와 중국 무협 영화의 만남치고는 그 조합이 나쁘지 않지만, 중국인 배우들이 영어로 대사를 하는 데서 다소 몰입감이 떨어진다.

원작과는 다른 실사 영화 '뮬란', 흥행 성공할까
한편 '뮬란'은 개봉 전부터 많은 논란에 시달렸다.

주연 배우 류이페이의 친중 발언이 가장 큰 논란거리였다.

류이페이는 지난해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라며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는 영화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엔딩 크레딧도 문제가 됐다.

'뮬란'의 엔딩 크레딧에는 '(촬영에 협조해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나오는데,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을 강제로 구금하는 등 인권 탄압이 자행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비판이 쏟아져나오자 중국 당국은 '뮬란'에 대한 보도금지 지침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