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다큐플렉스' 예고 영상 캡처
/사진=MBC '다큐플렉스' 예고 영상 캡처
MBC '다큐플렉스'가 고인이 된 설리를 다음 방송 주인공으로 예고하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다큐플랙스' 측은 오는 10일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타이틀로 방송을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예고 영상에서는 설리가 어린 시절 아역 배우로 활동했을 때부터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간을 담았다.

또 "엄마가 늦게 와서 미안하다"는 유족의 모습과 소녀시대 티파니가 "옆에서 깊은 대화를 못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며 눈물을 보이는 장면 등도 담겨 있다.
고인 이용vs애도, MBC 다큐플렉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방송
더불어 생전에 설리가 출연했던 방송에서 "저한테만 유달리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다"는 발언과 SNS 라이브 방송에서 "오해하지 마라, 난 나쁜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설리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당시 설리의 나이는 만 25세였다.

설리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에서 주인공 이보영의 아역으로 발탁되면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걸그룹 f(x) 멤버로 데뷔, 2015년까지 활동하다가 팀에서 탈퇴했다.

이후 영화 '리얼', tvN '호텔 델루나' 등을 통해 연기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고, JTBC2 '악플의 밤'에서 악플에 대한 속내를 털어 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설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주변 사람들도 고통을 호소했던 터. 1년 여 만에 또 다시 설리를 소재로 방송을 한다는 점에서 "고인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
/사진=JTBC '77억의 사랑' 영상 캡처
/사진=JTBC '77억의 사랑' 영상 캡처
특히 설리와 생전에 '절친'으로 알려졌고, 고인이 된 후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주기까지 했던 김희철은 한 기자가 자신과 설리를 언급하며 악플러들의 젠더 갈등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해 "참고 무시하면 편하겠지만 저런 식으로 고인을 자기들 입맛에 맞춰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큐플렉스'는 'MBC스페셜'을 모태로 기존의 정통 다큐멘터리에서 외연을 확장한 팩츄얼 콘텐츠를 표방하며 지난 3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설리에 대한 방송은 생전에 가까웠던 지인들의 인터뷰와 과거 방송 영상을 엮어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고인의 인기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충분이 만들어 질 수 있는 방송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고인을 기억하는 지인들 중에는 몇몇은 "안타까운 죽음은 이제 마음으로만 애도했으면 한다"며 "자꾸 고인의 이름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그들 역시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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