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무환(無患) : 영화를 보면 근심이 없음을 뜻한다
영화 포스터./ 사진=네이버 무비

영화 포스터./ 사진=네이버 무비

다이어트할 때는 절대 보지 말아야 할 '먹방 영화' 5편을 소개한다.

음식남녀(1995)

"식욕과 색욕은 인간의 본능이다"

아시아계 영화감독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번이나 받은 대만의 리안(李安)감독의 초창기 작품. 제목 <음식남녀(飮食男女)>는 중국 고전 예기(禮記)의 <음식남녀 인지대욕존언(飮食男女 人之大欲存焉)>에서 따온 말이다. "마시고 먹는 것과 남녀간의 사랑은 사람들이 크게 원하는 일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눈이 휘둥그레지는 중화 요리 성찬들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형 호텔 주방장에서 물러나 미각을 잃어가는 노년의 독신남 주사부가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장면이 대사없이 길게 이어진다. 음식이 매개가 됐지만 영화의 프레임은 가족 영화이자, 주사부와 세 딸의 짝짓기 스토리다. 이제 갓 스무살의 대학생인 막내딸은 임신을 했다며 남자친구와 살림을 차리고, 큰 딸은 아버지에 말 한마디 없이 남자와 오늘 아침 결혼식을 올렸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영화의 최대 반전은 주사부 본인 얘기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주사부가 홀로 된 큰딸 친구 어머니와 재혼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그의 여생의 파트너는 30대 이혼녀인 큰딸 친구다. 이 모든 것이 풍성한 음식이 차려진 저녁 자리에서 하나씩 보여진다. 제목대로 음식남녀다. 센스 앤 센서빌러티에서 여성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했던 리안 감독의 연출력은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빅 나이트(1997)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신에게 가까워지는 일"

미국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탈리아계 출신 형제간의 갈등과 형제애가 기본 줄거리. 정통 이탈리아 요리만을 고집하는 쉐프인 형 프리모(이탈리아어로 첫째라는 뜻)와 미국인의 입맛에 맞춘 대중화된 요리로 돈을 벌자는 동생 세쿤도(둘째라는 뜻)는 사사건건 충돌하다 급기야는 이판사판 주먹다짐까지 벌이지만 다음날 묵묵히 빵을 나누며 다시 굳은 어깨동무를 하게 된다. 'Italy is Eataly'라는 브랜드가 있듯 영화 후반부에 쏟아져 나오는 산해 진미 이탈리아 음식을 보고 있노라면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을 느끼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요리는 팀파노. 팀파니 북같은 커다란 법랑 대야속에 파스타 반죽을 깔고 여기에 펜네 같은 짧은 파스타와 달걀 올리브 고기 토마토소스 등 각종 재료로 가득 채운 뒤 반죽으로 덮어서 구워내는 요리다. 영화속에선 이를 서빙받는 손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분위기는 절정에 이른다.

남극의 쉐프(2009)

"이타다키마스(いただきます: 잘 먹겠습니다)"

핀란드 헬싱키를 배경으로 한 <카모메 식당>과 더불어 가장 인기 있는 일본 먹방 영화중의 하나. 평균기온 영하 54도, 고도 3,810km, 남극. 자신의 몸의 일부는 라멘으로 이뤄져 있다는 기상학자인 기지대장을 비롯해 빙하 학자, 통신·차량 담당 기술자, 의료인 등 8명으로 이뤄진 남극의 돔 후지 기지의 일본인 대원들은 서로 민낯을 드러내 보이며 1년6개월을 지내야 한다.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져 단조롭기 그지 없는 삶에 지쳐가는 대원들의 웃픈 '남극살이'에 탈출구가 하나 있다면. 조리사 니시무라 준이 제한된 식재료를 가지고 매일 고군분투하며 정성스레 내놓는 음식이다. 가라아게, 에비 후라이, 랍스터 등 일본 정통 가정식 요리에서부터 프랑스 요리까지 군침의 연속이다. 니시무라와 딸 유카간의 화상 통화 한 장면. "엄마가 아빠가 파견을 나간 뒤로는 기운이 없어요" "그럼 유카짱이 엄마한테 밥을 만들어 드려" "왜요" "맛있는 걸 먹으면 기운이 나거든"

줄리 앤 줄리아(2009)

"당신은 내 인생의 버터"

두 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미국의 전설적인 프랑스 요리 연구가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립)와 그녀의 대작 프랑스 요리책인 '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중 레시피 524개를 365일동안 모두 직접 해보며 자신의 블로그에 옮겨 유명해진 줄리 파웰(에이미 아담스)의 이야기다. 두 사람에게 있어 요리는 각자의 삶을 즐겁게 변화시킨 기폭제다. 줄리아는 미국 외교관인 남편(스탠리 투치)과 말도 통하지 않는 프랑스에 와서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곤 명문 요리 학교 <르 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현지 요리를 익힌다. 줄리는 따분한 공무원 생활에서 기분 전환을 위해 줄리아의 레시피를 몸소 체험하는 <줄리/줄리아 프로젝트>에 도전하며 365일간 이를 블로깅해 뉴욕 타임즈에 전면 기사가 날 정도로 유명해진다. 영화는 1950년대 프랑스 파리와 2000년대 미국 뉴욕을 쉴새없이 오가며 전개된다. 프랑스 부르고뉴(버건디) 지방의 대표적인 소고기 요리인 뵈프 부르기뇽과 같은 정통 프랑스 요리들이 미각을 자극한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의 노라 에프런이 메가폰을 잡았다. 샹송 과 올드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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