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보라빛 밤'…"일희일비하지 않고 페이스 유지하고파"
선미가 그려낸 여름밤 사랑의 꿈, 그 보랏빛 찰나

"여름 낮에는 너무 뜨겁다가도 (해질녘이 되면) 푸른빛이 오잖아요.

그러면 무더웠을 때의 빨간색이랑 파란색이 섞여 보랏빛을 띠거든요.

그 때의 기분이 너무 설레서 하늘을 보고 제목을 '보라빛 밤'으로 지었어요.

"
신곡 '보라빛 밤'을 묘사하는 선미(28)의 목소리는 꿈꾸는 것 같았다.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날라리'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독보적인 여성 솔로 가수로 자리잡은 선미가 10개월 만에 설렘 가득한 신곡으로 돌아왔다.

그는 29일 온라인으로 열린 쇼케이스에서 "(전작들이) 시니컬하거나 사랑에 대한 조소가 섞인 음악들이라면 '보라빛 밤'엔 사랑하는 초기의 몽글몽글한 마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제가 사랑에 빠진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설레는 보라빛 밤을 보면서 상상하는, 사랑에 빠진 선미의 모습을 표현해 봤다"고 전했다.

선미가 그려낸 여름밤 사랑의 꿈, 그 보랏빛 찰나

그의 설명대로 '보라빛 밤' 뮤직비디오는 흐드러지게 사랑하고 춤추며 곧 사라질 순간을 즐기는 청춘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도로 위를 달려가는 차, 여름밤 불꽃놀이, 해변의 축제 등이 필름처럼 지나간다.

카리스마 넘치고 메타포가 강했던 전작들보다는 낭만성이 짙지만, 감각적인 이미지와 음악, 가사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그만의 스타일은 여전하다.

웅장한 브라스와 신스 베이스가 몽환적인 플루트 소리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곡이 고조되며 등장하는 일렉 기타 리프가 레트로한 느낌을 준다.

선미와 작곡가 프란츠(FRANTS)가 '사이렌'·'날라리'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작곡했다.

선미가 직접 쓴 노랫말은 "꿈인가 싶다가도 니가 떠오르니까 / 그 밤은 진심인 거야"하는 표현으로 사랑의 찰나를 포착한다.

"보라빛 밤이 되게 찰나에요.

박진영 피디님이 말해주셔서 알았는데 보라색이 파장이 제일 짧아서 빨리 사라진대요.

꿈같은 색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보라색이랑 정말 잘 어울리는 가사인 것 같아요.

"
선미는 이 곡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이 선미만의 스타일로 잘 버무려진 '선미표 시티팝'"이라며 "듣기 편하고 청량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선미다움을 잃지 않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선미가 그려낸 여름밤 사랑의 꿈, 그 보랏빛 찰나

선미는 지난해 8월 선보인 '날라리' 이후 원래 다른 곡을 타이틀로 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기 사람들의 무겁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시킬 수 있는 음악을 내면 좋지 않을까 싶어 생각을 바꿨다고.
제목이 세 글자였던 이전 타이틀곡들과 달리 '보라빛 밤'은 네 글자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세 글자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많이들 궁금해하시더라"며 "본의 아니게 세 글자로 계속 왔는데, 신곡 제목을 지을 때 '보라빛 밤'이 딱 생각이 나서 '다행히 세 글자를 피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선미의 개성 강한 스타일은 '선미팝'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만큼 신곡을 낼 때 부담감이 있을 법하지만, 그는 "부담감이 없으면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다.

부담감은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미가 그려낸 여름밤 사랑의 꿈, 그 보랏빛 찰나

마마무 화사도 같은 날 새 앨범을 내고, 다음 달 초에는 청하가 신곡을 내는 등 6월 말에서 7월 초 쟁쟁한 여성 솔로 가수들의 '컴백 러시'가 펼쳐진다.

여기에 대해서도 선미는 "여자 솔로 아티스트들이 힘을 내서 신(scene)을 씹어 드시는 느낌"이라며 반색했다.

"이렇게 모두가 같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는 것도, 심지어 획일화된 콘셉트가 아니라 아티스트마다 또렷이 색깔이 있다는 것도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이렇게 여자 솔로 아티스트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게, 사실 너무 좋은 환경이죠."
어느덧 데뷔 14년차, 솔로 가수로서는 7년차를 맞았지만 선미는 여전히 "매번 곡을 낼 때마다 도전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언젠가 또 변화해야 할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라며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성공적 행보를 차곡차곡 쌓아온 선미 그는 스스로를 '마라토너'에 비유하기도 했다.

"솔로 활동도 7년차에 접어들었고 계속 잘될 순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르락내리락할 수밖에 없고요.

저는 그 결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여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정말 '버티고, 버티고, 버티고' 싶어요.

끝까지 버티는 게 이기는 거라고 하잖아요.

오랫동안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그렇게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어요.

금방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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