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 유정 털고 싶다가도 어떻게든 기억되는 데 감사"
'꼰대인턴' 박해진 "무딘 칼날 같은 가열찬과 닮았죠"
"어머니와 살다 보니 제게 라면은 별식이에요.

가열찬문어라면이 6천500원이래서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먹어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자숙 문어에 생면까지? 이 정도면 가끔 사 먹을 수 있겠는데? (웃음)"
MBC TV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준수식품 마케팅영업팀장 가열찬 역을 했던 배우 박해진(37)은 극에 온갖 라면이 잔뜩 등장했던 만큼 실제로 출시된 MD 상품들에 대해서도 '홍보'를 아끼지 않았다.

'꼰대인턴' 박해진 "무딘 칼날 같은 가열찬과 닮았죠"
'꼰대인턴'은 나이와 관계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재한 '꼰대' 기질을 코믹하면서도 대중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내 쏠쏠하게 화제 몰이를 했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최근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진은 "시청률과 비교해 체감한 인기가 더 많았다.

'꼰대'라는 테마가 요즘 시대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실제로 저런 분(꼰대 같은 사람)이 있구나, 다들 힘들게 일하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티격태격 브로맨스'를 보여준 이만식 역의 김응수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불편하거나 어려움 없이 굉장히 잘 맞았다"고 호흡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열찬과 만식의 관계가 다 풀린 것도 아닌데 풀린 것처럼 비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꼰대인턴' 박해진 "무딘 칼날 같은 가열찬과 닮았죠"
박해진은 가열찬과 이만식 캐릭터로 표상된 '꼰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자신의 방식과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이라며 "누구나 생각은 다를 수 있고, 그게 맞다, 틀린다를 논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영화와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유정 선배로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박해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그에게 유정 선배는 영광스러운 캐릭터인 동시에 넘어야 할 산인 듯했다.

"희극 연기가 연기 중에 가장 어렵다고 하죠. 어설프게 하면 자칫 우스워 보일 수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자신부터 재밌게 하려고,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느끼려고 열심히 했어요.

열찬은 저와 가장 많이 닮았기도 하고요.

저도 말을 따뜻하게 하지는 못하고, 티 나게 챙겨주는 걸 싫어해요.

모진 말을 하고 나서 속 시원하다고 생각하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무딘 칼날 같은 느낌이랄까요.

(웃음)"
그는 "가열찬처럼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건 늘 반가운 일"이라며 "'소문난 칠공주'(2006년 데뷔작)의 연하남이든, 유정 선배든, 가열찬이든 어떤 모습으로든 기억해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그렇지만 유정 선배를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두 번이나 연기했고, 그만큼 힘을 많이 쏟아서"라고 했다.

'꼰대인턴' 박해진 "무딘 칼날 같은 가열찬과 닮았죠"
박해진의 차기작은 드라마 '크라임 퍼즐'이다.

스릴러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그는 범죄 심리학자 한승민으로 분한다.

가열찬에 이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이다.

"의사도 해봤고 사이코패스도 해봤지만 그것들과는 또 다른 캐릭터예요.

원작에 조금 더 살을 붙여서 작품이 진행될 것 같아요.

연기 변신요? 연기 변신이라는 건 정확하게 나의 색이 구축돼있을 때 가능한 건데, 아직 저한테는 그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
박해진은 늘 선행에 앞장서는 한류스타로 각인돼있기도 하다.

소방관 처우 개선부터 해마다 하는 연탄 배달 봉사까지.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선행도 있는지 묻자 그는 "목표를 세워놓으면 이루지 못했을 때 상실감이 더 크다.

그래서 당장 눈앞에 닥친 걸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자는 생각으로 한다.

또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만 시작한다"고 답했다.

"흐트러짐이 없다"는 말에도 그는 그저 바빴기 때문이라고 겸손하게 웃었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새가 없었던 거 아닐까요.

계속 일, 일, 일.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