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업체가 기획·육성한 '현지 아이돌' 글로벌 인기

SM 소속 '웨이션V' 데뷔앨범
아이튠즈 차트 21개국서 1위
CJ ENM-요시모토 'JO1'은
오리온차트 상반기 신인 2위
JYP-소니뮤직 '니쥬'도 주목
中 웨이션V·日 JO1…현지 합작 K팝, 잇단 흥행

한국과 일본이 합작한 일본 11인조 보이그룹 JO1(제이오원)이 올 상반기 일본 오리콘차트 매출부문 신인 랭킹 2위에 올랐다. 데뷔 싱글앨범 ‘프로토스타’가 36만여 장 판매되는 등 총매출 6억4000만엔(약 72억원)을 기록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TXT를 신인 랭킹 3위로 밀어냈다. JO1은 CJ ENM과 일본 연예기획사인 요시모토흥업의 합작법인 라포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하반기 일본 지상파 TBS에서 방송한 ‘프로듀스 101 재팬’을 통해 탄생한 그룹이다. CJ ENM 관계자는 “JO1은 한국식 시스템과 훈련을 통해 칼군무와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갖췄다”며 “K팝 DNA를 지닌 일본 아이돌”이라고 말했다.

K팝 기획·제작사들이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과 합작해 현지에 진출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CJ ENM,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은 최근 현지 기업과 합작해 현지인들로 구성된 아이돌그룹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JYP는 지난 26일 일본 지상파 NTV와 동영상 플랫폼 훌루(Hulu)를 통해 방영한 ‘니지 프로젝트’ 파트2 마지막회에서 최종 데뷔 9명 멤버와 팀명 ‘니쥬(NiziU)’를 발표했다. 니지 프로젝트는 JYP와 일본 음반사 소니뮤직이 함께 일본에서 걸그룹을 기획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과 일본에서 오디션을 거치며 1만 명 이상의 신청자를 모았다. 프로젝트를 이끈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는 앞서 중국에서 텐센트뮤직과 보이그룹 보이스토리를 합작해 성공시켰다. 보이스토리는 지난달 중국 아이돌그룹 중 처음으로 단독 글로벌 온라인 공연을 펼쳤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에서 진행한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데뷔하는 걸그룹 ‘니쥬’(위)와 지난 9일 데뷔 앨범을 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중국 보이그룹 ‘웨이션V’.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에서 진행한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데뷔하는 걸그룹 ‘니쥬’(위)와 지난 9일 데뷔 앨범을 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중국 보이그룹 ‘웨이션V’.

SM엔터테인먼트가 중국 현지업체와 합작한 레이블 ‘LAVEL V’에서 탄생시킨 7인조 보이그룹 웨이션V(WayV)는 지난 9일 첫 정규 앨범 ‘어웨이큰 더 월드(Awaken The World)’를 발매해 앨범 수록 전곡으로 중국 최대 음악사이트 QQ뮤직 급상승 차트에서 1~10위 줄세우기를 했다. QQ뮤직 인기차트 주간 1위도 차지했고,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도 21개 지역 1위, 일본 음악 사이트 AWA의 실시간 급상승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SM은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아이돌 육성 사업에 뛰어든다. SM은 일본 기업 지케이컴과 손잡고 온라인 오디션을 연다고 최근 밝혔다. 지케이컴 산하 도쿄 음악무용 전문학교(TSM)와 일본 전역에 있는 자매학교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원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JYP는 기업 비전인 ‘현지화에 의한 글로벌화’에 따라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해외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기획·제작해 현지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도록 이끈다는 전략이다. 멤버 구성 및 마케팅 등은 더 현지화하면서도 K팝의 기획·제작 시스템을 살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SM과 CJ ENM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각 업체가 현지에서 자본과 시간을 덜 투입하고 더 큰 성과를 내는 것으로 입증됐다. 합작법인은 기여도에 따라 지분을 나누고 지분율에 따라 수익을 배분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한국 업체는 제작 노하우를 투입하고, 현지 업체들은 자본과 마케팅, 매니지먼트를 책임지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현지 메이저 유통사 및 미디어들과 소통하기 쉬워지고, 양사의 시너지로 K팝의 현지 진출 속도도 배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산업은 아티스트 중심의 창작업이라기보다 기획사 중심의 제조업에 가깝다”며 “멤버들의 국적보다 콘텐츠 창작력과 지식재산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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