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군 제대후 첫 복귀작
박신우 감독 "김수현 캐스팅? 이유 없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오는 20일 첫방
배우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 박규영./사진제공=tvN
배우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 박규영./사진제공=tvN
배우 김수현이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이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서예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 등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오정세가 합세해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tvN 새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다.

10일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 된 ‘사이코지만 괜찮아’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 박규영과 박신우 감독이 참석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다.
배우 서예지, 김수현./사진제공=tvN
배우 서예지, 김수현./사진제공=tvN
박 감독은 작품 제목에 대해 “나도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 조금씩은 미쳐있지 않나. 그게 문제인건지 괜찮은지 한번쯤 생각하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를 묻자 박 감독은 “박규영 씨는 예전부터 관심이 가서 유심히 봤는데 일상과 연기의 순간에 차이가 크게 안 느껴지는 배우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문상태 캐릭터는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를 가진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 모습이 안됐다거나 안쓰럽게 보이지 않고 기분 좋고 행복한 매력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정세 씨는 그게 가능한 몇 없는 배우”라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고문영 캐릭터 역시 작가님이 미울 정도로 어려운 인물이다. 표층과 심층이 다르고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적이다. 복잡한 캐릭터를 누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예지 씨를 봤는데 바로 얘지 싶었다. 김수현 씨를 캐스팅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박 감독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하나의 반성문이다. 타인을 볼 때 ‘저 사람은 이렇다 저렇다’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그런 생각으로 바라보다 보면 실수하고 후회하게 된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 김수현./사진제공=tvN
배우 김수현./사진제공=tvN
김수현이 연기하는 문강태는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캐릭터로, 집에서는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형 문상태(오정세 분)를 보살피고 밖에서는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보호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돌보지 못하는 인물이다.

김수현은 5년 만의 복귀작으로 ‘사이코지만 괜찮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또한 문강태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상처, 그 상처가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수현은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됐다. 감독님부터 작가님, 서예지 씨, 오정세 씨까지 캐스팅 라인업을 보고 다 된 밥이라고 생각했다. 이걸 어떻게든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제대한 김수현. 그는 “군대를 늦게 다녀오게 됐는데 그 부분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휴식이 되기도 했고 체력도 좋아졌다. 연기를 하는 게 오랜만이라 긴장도 많이 늘었다. 지금 이런 자리도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
배우 서예지./사진제공=tvN
배우 서예지./사진제공=tvN
서예지는 유명한 아동문학 작가 고문영 역을 맡았다. 완벽한 지성과 미모와는 달리 반사회적 인격 성향으로 돌발행동을 일삼아 가는 곳마다 사건을 일으킨다. 서예지는 “남한테 공감을 하지 못하는 차가운 인물이다. 상처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자기만의 방어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서예지는 “캐릭터의 외적인 모습을 독특하게 꾸몄다. 이유는 남한테 보이는 과시용이 아니라 자기방어기제다. ‘날 건들지 마라. 말 시키지 마’ 이런 식이다. 예쁜 옷은 갑옷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첫인상에 대해 묻자 서예지는 “박규영 씨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착하게 봤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오정세 선배님도 너무 좋다. 다들 첫인상과 실제 성격이 모두 같다”고 했다. 이에 김수현은 “서예진 씨는 실제로는 털털하고 너무 편한데 카메라 불이 켜지는 순간 고문영으로 변신한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고 칭찬했다.
배우 오정세./사진제공=tvN
배우 오정세./사진제공=tvN
오정세가 연기하는 문상태는 문강태의 친형으로, 놀라운 암기력과 타고난 그림 실력을 갖춘 것은 물론 동화작가 고문영의 열성팬이다. 오정세는 “가장 때 묻지 않은 어른, 순수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김수현과 형제 역할을 맡은 소감을 묻자 오정세는 “우선 많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김수현과) 보이지 않는 정이 많이 쌓였다. 대사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형이라는 말을 하고 있더라. 실제도 형 같은 동생”이라고 말했다.

김수현이 “처음에는 오정세 선배님과 서로 낯을 많이 가렸다”고 밝히자 오정세는 “어색함도 불편하진 않았다. 어느 순간 형제애가 꽉 차 있었다”고 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오정세는 “다른 작품들은 초반부터 캐릭터들에게 사랑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이 사람한테 내가 공감할 수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하게 될 거다. 그러다 점점 위로를 얻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 박규영./사진제공=tvN
배우 박규영./사진제공=tvN
박규영은 정신보건 간호사 남주리 역을 맡았다. 아픈 엄마를 위해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가 인근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인물로, 문강태와 동료와 가족, 연인 사이에서 감정의 줄타기를 한다.

남주리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소개한 박규영. 그는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 있고, 미움 받기 싫어하는 마음이 있지 않나. 주리의 감정에 그런 걸 부분을 많이 녹여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규영은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과 눈을 맞추며 연기할 줄 몰랐다. 김수현 선배님이 현장에서 너무 배려해주고 도와줘서 아직도 꿈같다. 서예지 선배님도 도도할 줄 알았는데 상상도 못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챙겨주셨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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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괜찮아’ 기대 포인트는 무엇일까. 박규영은 “동화적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라며 “차원이 다른 배우들의 비주얼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오정세는 “대사 중에 ‘이 세상에 환자복을 입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다’는 말이 너무 공감 갔다. 나의 개인적인 희망은 방송을 보고 길을 가다 문상태처럼 자폐를 앓고 있는 친구를 봤을 때 ‘도와주고 싶다’가 아니라 ‘함께 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예지는 “내가 한 내레이션 중에 ‘이겨내. 이겨내지 못하면 영혼이 자라지 않는 어린아이일 뿐이야’가 있다. 이 말처럼 우리 드라마를 통해 모든 것들을 이겨내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현은 “많은 종류의 사연들과 사랑들이 나온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몰입하다 보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상처들이 많이 보듬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 내려놓고 울거나 웃으며 편하게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 감독은 “호불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좋아하시는 분도, 불편해 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취향으로 좋아하지 않지 않나. 취향보다는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을 정말 사람으로서 공감하며 봐 달라”고 요청했다.

예상 첫방 시청률을 묻자 김수현은 “조심스럽게 15%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오는 20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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