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출한 신원호 PD
"CJ ENM 드라마, 美·英처럼 주 1회 방영·주 4일 제작 시도"

“CJ ENM에서 제가 제작하는 드라마들은 앞으로 미국과 영국처럼 주 1회 편성하고, 제작진도 주 4일 근무하는 방식을 도입하겠습니다.”

지난 4일 ‘스페셜 편’을 끝으로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감독(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화제 속에 막내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국내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체제로 제작해 한국 드라마 제작 방식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드라마는 인생의 축소판인 병원을 무대로 20년 지기 의사 동료들의 애환을 담았다. 마지막 12회의 시청률이 평균 14.1%를 기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미국과 영국처럼 주 1회 편성해 시즌제로 정착시킬 계획으로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16부작이 아니라 12부작으로 기획했고, 제작 현장에서도 처음으로 주 4일 근무, 3일 휴일 체제를 시행했습니다.”

제작진의 과도한 근무 시간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국내 드라마계에서는 새로운 시도였다. 드라마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은 주 1회 방송하고, 회차의 다양성(4부작, 8부작 등)과 시즌제 문화가 정착돼 있다. 충분한 사전 제작 기간을 통해 스태프가 안정적인 제작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주 4일 근무체제는 시청자뿐 아니라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이끌었습니다. 제작진이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그 다짐을 조금이라도 실현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촬영만 8개월 걸린 이 작품은 약 100명의 제작진이 참여했고, 첫 방송일인 지난 3월 12일에 60~70% 분량을 제작해 출발했고, 9회차 방송일인 4월 30일에 촬영을 마쳤다.

CJ ENM은 드라마 제작 전에 스태프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권장하고, 이 협의체와 제작 기간에 주별 근로시간을 사전에 협의했다. 스태프 협의체는 각 팀의 차선임급 스태프로 구성됐다. 이들은 사전 협의를 통해 촬영 현장의 규칙과 문화를 만들었다. 산업 안전,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오프라인 교육도 했다. 제작시간은 주 4일, 52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매주 현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했다. 한 스태프는 “제작 기간에 사전 협의한 근로시간을 준수했다”며 “틈날 때마다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챙겨주는 등 스태프를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작 기간 확대에 따른 제작비 상승 문제는 없을까. “제작비 상승 여부는 산출하기 어렵지만 제작환경을 개선하니까 스태프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고, 이는 작품 완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드라마 방송 횟수가 변화하고, 쇼트폼 등 콘텐츠 형식이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제작 방식도 바뀌어야 할 시점이죠.”

CJ ENM은 앞으로 tvN과 OCN에서 방송하는 드라마의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스태프 협의체 구성을 권장하고, 주 1회 편성과 시즌제, 8부작, 12부작 등 다양하고 유동적인 편성을 통해 안정적인 제작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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