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음악 프로듀서 지망생의 '뻔하지 않은' 성장기
분명 재능도 있고 열정도 있는데 세상은 아직 주인공을 몰라준다.

열심히 만든 작업 결과물은 무시당하기 일쑤고, 도중에 오해까지 받아 상처도 입는다.

그러나 마침내 재능은 빛을 발하고 노력은 보상을 받는다.

사랑도 이뤄진다.

음악과 주인공의 성장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까지 섞은 영화들이 흔히 따르는 공식이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도 이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슈퍼스타 그레이스 데이비스(트레시 엘리스 로스 분)의 개인 비서로 3년째 일하고 있는 매기(다코타 존슨). 주된 일은 음악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허드렛일이나 다름없지만, 음악 프로듀서로서의 꿈을 간직한 매기는 퇴근 후 음악 작업을 하며 열정을 불태운다.

어린 시절부터 팬이었던 그레이스의 노래를 혼자 프로듀싱하며 결과물을 그레이스에게 보여줄 날을 꿈꾼다.

어느 날 재능은 있지만, 자신감이 없는 무명 싱어송라이터 데이비드(캘빈 해리슨 주니어)를 알게 된 매기는 자신이 유명한 프로듀서라고 거짓말을 한 뒤 그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기 시작한다.

음악 프로듀서 지망생의 '뻔하지 않은' 성장기
10년 전 히트한 곡들로 월드투어를 다니며 여전히 슈퍼스타 대접은 받지만, 매일같이 똑같은 무대에 대한 고민에 빠진 그레이스는 새로운 앨범 발매를 꿈꾼다.

그러나 그의 매니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그레이스를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세우려고 한다.

'코요테 어글리'(2000) 등 비슷한 부류의 영화를 쉽게 떠올리게 하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주인공의 성장 과정에서의 우여곡절과 로맨스 등 이전 영화들의 장점은 물려받으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음악 프로듀서 지망생의 '뻔하지 않은' 성장기
매기가 자신이 직접 무대에 서고 싶은 것이 아닌, 스타를 키워내고 싶은 프로듀서 지망생이라는 설정 자체도 신선한 편이지만, 여성이자 흑인인 슈퍼스타 그레이스의 고민까지 담아냈기 때문이다.

두 여성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한다는 서사를 그려내며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더 큰 의미를 얻는다.

영화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오해와 같은 주요 장치 등도 이 두 사람 사이에서 발생한다.

다만 연출이 뚝뚝 끊기고 장면 전환 등이 자연스럽지 않은 점은 아쉽다.

특히 결말 부문에서는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다.

원제는 '하이 노트'(The High Note)로, 인생의 클라이맥스나 정점을 뜻한다.

파릇파릇한 프로듀서 꿈나무인 매기에게는 앞으로의 '하이 노트'가 있을 것을, 이미 슈퍼스타로서 정점을 찍은 그레이스에게는 그의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그리고 이 두 여성의 시너지가 서로를 정점으로 이끌 것을 나타내는 제목으로 해석된다.

국내 제목이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로 바뀌면서 이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음악 프로듀서 지망생의 '뻔하지 않은' 성장기
미국 음악 산업 종사자들의 이야기인 만큼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공들인 티가 난다.

음악 프로듀서 다크차일드가 영화의 사운드 트랙 감독을 맡았다.

미국 명배우 집안 출신으로 잘 알려진 다코타 존슨과 전설적인 가수 다이애나 로스의 딸인 트레시 엘리스 로스의 연기 합도 관람 포인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