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마지막 방송, '몰카' 논란에 파묻혀
제작진 "개그맨들 노력까지 가려지지 않길"
네티즌 "프로그램 향한 과도한 비난 멈춰야"
'개그콘서트' 마지막 리허설 /사진=KBS2 제공

'개그콘서트' 마지막 리허설 /사진=KBS2 제공

일찌감치 종영을 예고한 KBS2 '개그콘서트'가 21년간의 역사를 아름답게 마무리할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지만 때아닌 '몰카' 이슈에 가려져 씁쓸한 작별 인사를 하게 됐다. 지난 20여 년간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진 공로는 박수받아 마땅하나, 위로와 격려는 커녕 '출연자 몰카 논란'이 키운 비난 여론이 프로그램으로 번지며 불명예스럽게 퇴장할 위기에 놓였다. 현재 장기 휴방 중인 '개그콘서트'는 지난 5일 마지막 회가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프로야구 중계에 밀려 결방됐다. 언제 방송될지 아직까지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지난달 29일 '개콘' 연습실이 위치한 KBS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가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를 수건한 뒤 용의자 추격에 나섰고, 이와 같은 내용이 보도되기 시작하자 용의자는 지난 1일 새벽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KBS는 용의자가 "사원(직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용의자는 KBS 32기 공채 개그맨"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KBS는 통상적으로 개그맨 공채 시험 합격자들과 1년간 전속 계약을 맺고 이후부턴 프리랜서 개념으로 이들과 관계를 이어나간다. 이에 따라 "공채 개그맨은 KBS 직원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 하지만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개그맨은 2018년부터 '개그콘서트'에 출연해왔고, KBS 화장실에서 몰카가 나왔는데 '손절'하면 그만인 것이냐"는 강도 높은 비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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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일부 매체는 KBS 32기 개그맨 중 한 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기 시작해 논란이 커졌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개그맨은 '개콘'에서 '던질까 말까', '히든 보이스', '악마의 편집' 등 수많은 코너를 통해 지난 몇 년 간 활약한 인물.

그런 까닭에 몰카범을 향한 대중의 분노는 '개그콘서트'로 번졌다. 화가 난 누리꾼들은 "재미도 없는데 저런 인간들을 봐야 하느냐"며 '개그콘서트' 종영을 부추겼고, 어떤 이들은 "재미없다고 했더니 이렇게 웃기는 것이냐"며 조롱했다. 한 누리꾼은 "저런 인간이 있으니 '개콘'이 망한 것"이라고도 했다.
'개그콘서트' 마지막 리허설 /사진=KBS2 제공

'개그콘서트' 마지막 리허설 /사진=KBS2 제공

제작진은 결국 지난 3일 공식 입장문을 내놓으며 "다른 문제로 이들의 노력이 가리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마지막 녹화 현장 사진에는 남은 개그맨들이 21년의 역사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묵묵히 연습 중인 모습이 담겼다. '개콘'을 거쳐갔던 많은 개그맨들도 이날 녹화에 참여하거나 프로그램을 떠나보내는 심경을 밝히며 힘을 보태고 있다.

'개콘'은 '몰카' 논란으로 모든 비난을 떠안은 채 떠나보기엔 그간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한 공이 크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대중문화에 큰 족적을 남겼기에 끝이 더욱 아쉽다. "오랜 시간동안 스타 개그맨들의 등용문이자 유행어를 탄생시킨 무대였던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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