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치타 "놓치고 후회하기 싫었다"
"저예산 촬영, 영화 처음이라 힘든줄 몰라"
"남연우 감독과 촬영 준비하며 마음 통해"
영화 '초미의 관심사'로 연기 데뷔한 래퍼 치타(김은영) /사진=트리플픽쳐스

영화 '초미의 관심사'로 연기 데뷔한 래퍼 치타(김은영) /사진=트리플픽쳐스

어린 시절 '만능 엔터테인먼트'를 꿈꿨던 소녀는 걸크러쉬의 대명사가 됐다. 진한 아이라인을 그리고 무대 위에서 날선 랩을 쏟아내던 치타는 이제 배우 김은영이란 이름으로 관객 앞에 선다. 남자친구 남연우가 연출을 맡은 영화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서다.

치타는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 윤미래의 뒤를 잇는 여성 래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이후엔 지속적인 음악 활동과 예능 프로그램 '쎈마이웨이', '프로듀스' 시리즈, 최근 '굿걸'까지 활약해왔다. 독립영화계의 신성 남연우와의 열애설로 '핫 이슈'를 모았던 치타는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했다.

최근 한경닷컴과 만난 치타는 "센 이미지 또한 치타지만, 연기를 하는 김은영도 치타"라며 "제가 만든 이미지가 아니라, 대중이 좋아하고 손뼉 쳐주는 방향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이런게 다 모여 인간 김은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엄마(조민수)와 언니 순덕(치타·김은영)이 돈을 들고 튄 막내딸를 쫓는 일종의 로드무비다. 카메라는 이태원을 곳곳을 비추며 인종, 성 정체성, 직업 등 다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차별에 쉽게 노출됐던 캐릭터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차별하지 말자'라는 노골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음에도 편견을 허무는 힘을 가진 매력을 선보였다.

치타가 이 영화에 출연한 계기는 OST를 통해서였다. 제작사 레진스튜디오로부터 오퍼를 받고 미팅을 했고, 영화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것. 이후 엄마 역에 조민수가 캐스팅됐고, 남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됐다.

치타는 "혼자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 불안해서 남연우 감독에게 자문을 구했다. 감독도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더라. 순덕이가 하는 생각에 대해 더 고민하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로 연기 데뷔한 래퍼 치타(김은영) /사진=트리플픽쳐스

영화 '초미의 관심사'로 연기 데뷔한 래퍼 치타(김은영) /사진=트리플픽쳐스

'초미의 관심사' 언론시사회 후 치타의 연기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이 첫 연기라고 할 만큼 생초짜 신인임에도 제 역할을 다 해냈다는 평가다.

치타는 "7~8년 전 연기학원에 3개월 정도 다닌 적 있다. 사실 연기를 하려고 했다기보다 말하는 어투를 세련되게 하고 싶어서 다녔다. 이런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놓치고 후회하는 것 보다 해보는 게 후회는 없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극중 치타가 연기한 순덕은 이태원에서 활동하는 가수(블루)다. 그는 "영화 안에 노래한 부분이 쓰이는 지점이 흥미롭고 좋았던 분위기였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노래하는 사람으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치타와의 일문일답.

▶자신의 데뷔작을 본 후 소감은?

볼 때마다 울었다. 사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세 번 봤었는데 그때도 계속 울었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다 달랐다. 영화가 만들어진 것에 대한 감격스러움이었다. 이후엔 출연한 배우, 사람으로서 냉철하게 봐야지 했는데, 잘 안된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첫 연기였는데 호평을 받고 있다.어디서 배운 연기인가?

7~8년 전이었나, 연기학원에 3개월 정도 다닌 적 있다. 말하는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세련되게 하고 싶어서 다녔다. '연기를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다닌 것은 아니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해보는 게 후회 없을 것 같았다.

▶영화 캐스팅 과정은?

영화 제작사인 레진스튜디오에서 먼저 연락을 줬다. 모녀가 이태원을 하루동안 샅샅이 뒤지면서 일어나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서 영화에 제 음악을 쓰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에 음악도 들어가는데 연기 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이 왔다. 그때 저는 좋습니다! 해보겠습니다! 라고 했다. 이후 남연우 감독과 조민수 선배가 합류하면서 영화가 진행되게 됐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로 연기 데뷔한 래퍼 치타(김은영) /사진=트리플픽쳐스

영화 '초미의 관심사'로 연기 데뷔한 래퍼 치타(김은영) /사진=트리플픽쳐스

▶남자친구인 남연우 감독이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한 배우이기도 하다. 조언을 받았나?

물론 처음 시작할 때 감독님에게 자문을 구했다. 배우니까 헬프를 보냈는데 그저 '책을 많이 읽어'라고 하더라. 순덕이가 하는 생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연기 연습하는 것보다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했다. 혼자 너무 불안했는데, 많은 힘이 됐다.

▶무대에서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던 래퍼가, 연기를 도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저는 항상 근육을 많이 써서 이야기 했다. 평소 표정이나 제스처가 많은 편이다. 처음에 '순덕이는 이렇게 인상을 쓰거나 이런 제스처를 하지 않을까요?'라고 물었다. 남 감독은 몸으로 나오는 것보다 생각을 한 후 말을 해서 전달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냐고 말해줬다. 이런 식의 접근, 표현은 처음이었고 재밌었다. 순덕이는 표현을 덜 하고 냉소적이다. 어떻게 보면 치타와 닮았다. 이번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언어를 배운 기분이다.

▶제작비가 초저예산으로, 쉽지 않은 촬영 환경이었을 것 같다.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처음이라서 몰랐다. 원래 영화 찍을 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감독님이 인간관계를 잘 해오셨고, 많은 분들에게 부탁할 수 있어서 그 안에서 잘 진행된 것 같다. 힘든 건 크게 느끼지 못했다. 가수로 활동할 땐 혼자 했는데, 영화는 훨씬 규모가 크고 함께하는 사람이 많았다. 팀으로 움직여야 하는 부분에 대해 많이 배왔다. 촬영할 땐 연기 하느라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영화를 보니 스태프들의 노고를 알게 됐다. 진짜 대단하다.

▶요즘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에도 출연하고, 남 감독과의 열애 스토리가 핫 이슈다.

말씀드렸다시피 영화에 제가 먼저 캐스팅되고 이후에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제작사와 미팅 중 그럼 '분장'으로 이태원 이야기를 한 적 있는 남연우 감독이 어떠냐고 하더라. 진행을 하기로 한 뒤 술자리를 가졌는데 차오르는 감정을 누를 수가 없었다. 고백 없이 이렇게(사귀게) 됐다.

주량보다 적게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취하는게 느껴졌다. 마지막에 감독님이 집에 데려다 주시면서 '내일 뭐해 영화 보자'고 하더라. 촬영 때 '그만해', '하지마'라며 서로를 억누르려고 했는데 숨길 수 없었던 것 같다. 하하
[인터뷰+] '초미의 관심사'가 될 치타의 두 얼굴

▶남자친구와 촬영을 하며 힘든 것은 없었나.

둘 다 연애는 연애고, 작업은 작업이다라고 생각했다. 또 경계가 확실하고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촬영할때도 합의를 봤다. 서로 신경쓰지 말자고 약속하고 현장에 갔다.

▶남자친구 남연우 vs 감독 남연우

남자친구로서 남연우는 멋있다. 감독으로서는 더 멋있다.(웃음) 일 하는거 보면 정말 멋있다. 저 앵글에 내가 들어가는구나 싶고, 감독일 때 또 다른 느낌이 있더라.

▶앞으로 연기를 계속 할 생각인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영화 '에이미' 처럼 삶이 기록되는, 그런 영화를 하고 싶다. 많은 감독님들이 단편으로 모아서 내는 그런 작품에 비빌 수 있다면 좋겠다. 음악이든, 카메오든 할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다.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있다. 세간에서 보면 치타도 그런데, 방송에서 결혼을 묻는 이들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혼과 출산, 이것을 하는 게 맞나 생각하는 시기다. 제가 모르는 우리 부모세대는 가정에서 행복을 이루는 세대이다. 우리 세대는, 나라는 사람은 가정에서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비혼주의입니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제가 이야기 해서 가두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입양은 꼭 하고 싶다.

▶ 삶의 모토는?

우리는 언제 갈지 모른다. 후회없이 사는게 모토 중 하나다. 17살 때 사고가 나서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 당시엔 힘들었지만 이 삶에 감사하는 계기가 됐다. 치타는 표현의 욕구가 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범법행위를 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하고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것을 오래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