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상영금지가처분 인용
넷플릭스 직행 '사냥의 시간' 해외서 공개 못한다(종합2보)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이 넷플릭스 공개를 불과 이틀 앞두고 제동이 걸렸다.

8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이승련 부장판사)는 '사냥의 시간'의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가 이 영화의 해외 배포와 관련해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리틀빅픽쳐스가 콘텐츠판다와의 계약을 해지한 행위가 무효이며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극장, 인터넷, 텔레비전(지상파, 케이블, 위성 방송 포함)을 통해 상영, 판매, 배포하거나 비디오, 디브이디 등으로 제작, 판매, 배포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리틀빅픽쳐스가 1일 2천만원을 콘텐츠판다에 지급해야 한다.

리틀빅픽쳐스가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재판부는 "영화 제작이 이미 완료돼 콘텐츠판다가 해외배급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정이 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볼 수 있어도 해외에선 그럴 수 없게 됐다.

영화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고 결국 한국 영화 신작으로는 최초로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했다.

오는 10일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 예정이었다.

콘텐츠판다는 넷플릭스 독점 공개가 알려지자 "지난해 1월 24일 배급사 리틀빅픽쳐스와 해외 세일즈 계약을 체결하고 1년 이상 업무를 이행했으나 리틀빅픽처스는 당사와 충분히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 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한 계약 해지를 요청하고 3월 중순 공문을 발송했다"며 계약 해지 무효를 주장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콘텐츠판다와) 충분한 사전협상을 거친 뒤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률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계약을 해지했다"며 "넷플릭스와의 계약은 그 이후에 체결됐다"고 맞섰다.

법원이 콘텐츠판다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사냥의 시간'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내에서는 공개가 가능하지만, 과연 넷플릭스가 예정일에 국내 공개만을 선택할지 아니면 공개를 보류할지 미지수다.

넷플릭스 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