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투자→제작→배급
영화계 선순환 생태계 붕괴 직전
극장 인근 상권도 생존 우려
스크린 독점 논란 등으로 최근 수년간 갈등을 빚어온 영화계가 지난 25일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극장은 문닫고 영화 개봉은 줄줄이 연기…배급·제작사 줄도산 위기

영화제작가협회, 영화프로듀서조합, 영화마케팅사협회, 감독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등 11계 영화직능단체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 멀티플렉스가 함께 ‘코로나19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 중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화관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벌써 영화 관련 기업들은 더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가족 같은 직원들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영화산업은 영화관 매출이 영화업계 전체에 분배되는 수익 구조를 띠고 있다. 이 때문에 극장의 영업 중단은 제작·배급·투자·마케팅·홍보 등 영화 관련 기업들의 ‘도미노 부도’와 극장 인근 상권의 고용 축소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관객 감소로 인한 영화 개봉 취소·연기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국내 배급 및 제작사들은 줄도산 공포에 휩싸였다. 영화가 개봉되지 않으면서 영화사들의 수입도 없어지고, ‘상영→투자→제작→배급’으로 이어지는 영화산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산업 종사자는 약 3만 명이며 이 중 영화관 종사자는 70% 수준인 2만1000명을 헤아린다. 이들 모두가 관객 감소와 극장 매출 급감으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영화산업의 고용 효과는 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기준으로 2015년 영화산업의 취업유발계수(최종 수요에서 10억원이 발생할 때 늘어나는 취업자 수)는 18.2명으로 일반기계 9.4명, 자동차 8.6명, 서비스 16.4명에 비해 많았다.

극장업계는 또 올 한 해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관객 수가 지난해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경우 영화관 인근 상권이 4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극장은 영화사들과 지역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이라며 “극장들의 매출 감소와 잇단 영업 중단으로 관련 영화사와 인근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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