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스틸 /판씨네마 제공
'라라랜드' 스틸 /판씨네마 제공
2016년 12월 개봉했던 영화 '라라랜드'가 24일 현재 실시간 예매율 1위를 달리는 등 흘러간 명작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19년 개봉작 ‘날씨의 아이’, 1993년 개봉작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등도 실시간 예매율 순위에 오르는 등 과거 명작들의 귀환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라라랜드 ‘오리지널 티켓’ /판씨네마 제공
라라랜드 ‘오리지널 티켓’ /판씨네마 제공
2016년 12월 개봉 후 3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라라랜드'는 3월 25일 ‘문화의 날'을 맞아 전국 메가박스 전국 59개 지점에서 재개봉한다. ‘라라랜드’는 같은 날 개봉하는 ‘주디’를 밀어내고 24일 현재 실시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재개봉 작품으로서 유례없는 ‘오리지널 티켓’ 증정도 예매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선착순으로 배포되는 ‘라라랜드’의 오리지널 티켓에는 첫 재개봉 작품이라는 의미의 'Re.1'이라고 표기해 소장가치를 높였다.
날씨의 아이 스틸 /미디어캐슬
날씨의 아이 스틸 /미디어캐슬
또한 실시간 예매율 순위 중 5위에는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가 올라왔다. CGV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대표작인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를 서울 용산과 왕십리를 비롯해 전국 17개 CGV 아이맥스관에서 26일부터 재개봉한다고 밝혔다. ‘너의 이름은’의 경우 2017년 1월 국내 개봉 후 371만명을, ‘날씨의 아이’는 2019년 10월 개봉해 65만명을 동원했다. 두 작품이 아이맥스관에서 전국 동시 상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날씨의 아이 스틸 /미디어캐슬
날씨의 아이 스틸 /미디어캐슬
사실 ‘날씨의 아이’는 2019년 하반기에 일어난 ‘일본 불매’의 영향을 크게 받은 비운의 작품이다. 당시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의 결정으로 국민적 반발이 일어나 ‘노노재팬’ 운동으로 연결됐고 ‘날씨의 아이’도 직격탄을 맞아 개봉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 논란 끝에 10월 30일에 개봉한 ‘날씨의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인 ‘너의 이름은’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거뒀지만 이번 재개봉으로 당시 직관을 놓친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패왕별희 스틸 /조이앤시네마 제공
패왕별희 스틸 /조이앤시네마 제공
고(故) 장국영이 주연을 맡은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실시간 예매율 8위에 이름을 올렸다. 1993년에 개봉했던 영화가 2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인기 순위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단순한 명작 재개봉을 넘어 기존보다 15분을 추가한 171분 분량의 확장판으로 구성돼 극 중 감정의 흐름이 더 세밀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원작보다 더 개선된 음질과 화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고(故) 장국영의 기일인 4월 1일로 재개봉을 정하면서 그를 추도하는 영화팬의 발걸음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거 작품들의 부상은 코로나19가 일으킨 나비효과다. 코로나19를 우려해 극장을 찾던 관객들이 발길을 끊고, 신작 개봉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영화계는 최악의 부진을 맞이했다. 흥미로운 신작이 없는 상황에서 보릿고개를 벗어나려던 극장가는 이미 작품성과 흥행 면에서 검증을 마친 흘러간 명작을 대안으로 주목했다. 관객 입장에서도 옛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즐거움과 2D 기준 5000원 수준의 저렴한 관람료라는 장점이 겹쳤던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아울러 영화팬을 중심으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입소문이 퍼지는 효과도 있었다.
건즈 아킴보 스틸 /도키엔터테인먼트 제공
건즈 아킴보 스틸 /도키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명작의 역주행’은 4월 이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개봉을 더 미룰 수 없는 신작들이 출격 대기 상태다. 4월 중 개봉을 확정한 영화로는 ‘엽문4: 더 파이널’, ‘건즈 아킴보’, '쉬 네버 다이' 등이 있다. 신작 개봉이 이어지면 옛 영화들은 순위에서 사라지고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소방수’의 역할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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