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은X성훈 주연 '사랑하고 있습니까'
연출+각본+연기 '3박자 불협화음'
시대착오적 성인지 감수성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포스터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포스터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코로나19 사태에도 꿋꿋하게 개봉을 강행했지만 결과물은 처참하다. 성훈의 어설픈 연기는 보는 이를 민망하게 하고 김소은은 사랑스럽지만 홀로 악전고투한다. 성훈의 캐릭터는 츤데레 설정이지만 영화에서 성훈은 버럭 화내기만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홀로 모시고 있는 소정(김소은 분)은 팍팍한 현실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꿋꿋하게 사는 청년이다. 카페에서 디저트를 만드는 일을 하는 소정은 카페 사장 승재(성훈 분)을 좋아하지만, 승재의 곁에는 멋진 여자인 안나(김소혜 분)가 있다. 자신이 개발한 디저트를 카페 정식 메뉴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진 소정.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실수만 반복한다. 승재는 그런 소정을 차갑고 냉정하게 대하기만 한다. 어느 날 소정은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갖게 되고 이상한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 사진제공=강철필름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카페 아르바이트생 소정과 츤데레 카페 사장 승재의 판타지 로맨스다. 이 작품은 제작사 강철필름과 중국의 한 OTT업체가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한 기획물 중 하나였다. 2017년 10월 촬영을 마쳤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해 프로젝트가 무산돼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배우들은 이 같은 시국에 힐링을 선사할 잔잔한 영화라고 강조했지만 영화의 볼품없는 완성도와 허술한 전개는 어이없는 웃음을 자아낼 뿐이다.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살지만 씩씩하게 살아나간다는 캐릭터 설정은 감동 끼워맞추기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아픔과 고민을 담으려고 했다지만 그 방식은 너무나 가볍고 얕다. 3년 전 촬영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성에게 ‘치마’와 ‘화장’을 강요하는 듯한 구시대적 대사는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 사진제공=강철필름
성훈의 연기는 그의 연기자로서 자질을 의심하게 할 정도라 충격적이다. 최근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훈이지만 ‘부업’보다는 ‘본업’에 충실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 지경이한다. 김소은은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의 모습만 보여준다. 카페의 훈남 직원으로 등장하는 배우 김선웅과 이판도가 그나마 감초 역할로 영화의 분위기를 살린다. 극 중 소정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고(故) 전미선의 가슴 찡한 연기를 담기에는 이 영화가 너무나 어설프고 허술해 더욱 안타깝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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