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역병'보다 무서운 인간의 욕망…베일 벗은 '킹덤2'
조선에 창궐한 불면(不眠)의 좀비 떼가 밤낮없이 살아있는 인간들을 물어뜯는다.

먹잇감만 보고 달리는 좀비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피를 뒤집어쓴 채 싸운다.

누가 좀비고 누가 인간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좀비를 전염병으로 풀어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 2가 마침내 13일 베일을 벗었다.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6부작으로 구성된 시즌 2에서는 밝은 태양 빛 아래서 인간의 살과 피를 탐하는 좀비 모습이 그려진다.

좀비들에게 물어뜯기며 고통스러워하는 인간과 그 주위로 뿌려지는 붉은 피가 생생할 정도로 잔인함의 수위는 전 시즌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대낮의 좀비는 더 섬뜩하다.

시즌1의 복선들이 회수되고 등장인물들이 역병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간다.

혈통과 권력에 집착하는 욕망이 역병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표현된다.

'좀비 역병'보다 무서운 인간의 욕망…베일 벗은 '킹덤2'
시즌1에서 왕의 병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한양과 가장 먼 동래로 간 세자 창(주지훈 분)은 이번 시즌에서는 갔던 길을 되돌아 다시 한양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창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시즌 1에서는 나약하고 권력조차 없는 왕자 모습으로 시작한 그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진정한 리더로 거듭난다.

역병으로부터 백성들을 살리고자 분투하는 창의 모습은 굶주리는 백성의 모습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조학주(류승룡)와 대비한다.

의녀 서비(배두나)는 역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밝히려 한다.

그는 좀비들이 무서워하는 물에 집중한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피를 좇는다.

좀비들은 살아있는 인간이 흘리는 피 냄새를, 조학주 등 세도가들은 혈통에 집착한다.

핏줄에 집착하는 모습을 이성이 남아있지 않은 채로 인육을 탐하는 좀비와 같은 선상에 놓으면서 이 드라마가 비판하고자 하는 지점이 보다 뚜렷해진다.

'좀비 역병'보다 무서운 인간의 욕망…베일 벗은 '킹덤2'
몇몇 등장인물의 권력에 대한 욕망은 전보다 더 노골적이다.

시즌1에서는 조선 좀비를 소개하는 정도였다면 시즌 2에서는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좀비를 이용한다.

스릴도 더해졌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간을 습격하는 좀비 수가 많아져 조마조마함을 느끼는 재미가 있다.

좀비들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달리며 '무한 리필'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 수가 빠르게 불어난다.

하이라이트는 권력 중심인 궁에서 역병이 퍼져 핏빛 혈투가 벌어지는 장면이다.

흰 상복을 입고 피투성이가 된 채 살아남은 사람들을 쫓는 좀비 떼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다.

이들의 머리를 자르며 혈투를 벌이는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피투성이가 돼 좀비들과 뒤엉킨다.

'좀비 역병'보다 무서운 인간의 욕망…베일 벗은 '킹덤2'
역병이 한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퍼진다.

조정은 그 지역을 폐쇄한다.

역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떤다.

의녀는 환자의 증상을 통해 치료법을 알고자 노력한다.

역병이 창궐하는 것을 역이용하려 하는 세력도 등장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역병이 사라졌다가 추워지면 다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최근의 코로나19 확산과 닮은 듯하다.

"아무리 끔찍한 병도 막을 방도가 있다"는 서비의 말도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첫 시즌에서 시청자 궁금증을 자극한 '떡밥'은 대부분 풀린다.

세자 일행 중 조학주와 내통하는 사람의 정체와 세자의 스승인 안현 대감(허준호)이 역병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이유 등이 설명된다.

그러나 이내 또 다른 '떡밥'들이 투척된다.

시즌 3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전지현이 마지막화에 깜짝 출연한다.

시즌 3이 나온다면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을 법한 인물로 등장한다.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급감하고 관객들은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몰린다.

이런 시기에 이전 시즌이 큰 인기를 끈 속편이 공개되면서, '킹덤2'가 전편보다 더 큰 흥행을 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