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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예능 강세 속 '발라드' '힙합' 예능으로 차별화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 '위기'
'내 안의 발라드'(왼쪽),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포스터./사진제공=Mnet
'내 안의 발라드'(왼쪽),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포스터./사진제공=Mnet
음악 전문 채널 Mnet(엠넷)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SBS ‘트롯신이 떴다’ 등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 속 차별화 전략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참담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

엠넷은 주로 ‘음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아티스트들의 협업 프로젝트, 음치를 가리는 추리쇼, 토크쇼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음악 예능의 명가로 발돋움했다.

이런 가운데 엠넷은 처음으로 발라드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내 안의 발라드’는 노래 실력은 부족해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대세 예능인’ 6인의 발라드 앨범 도전기를 담았다. 격투기선수 김동현을 비롯해 아나운서 장성규, 모델 주우재, 배우 윤현민, 개그맨 문세윤, 작곡가 유재환 등 화제성이 뛰어난 인물들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여기에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마스터로 지원 사격하고 모델 한혜진이 MC를 맡아 무게감을 보탰다. 이들은 여러 번의 과제를 거쳐 ‘진정한 발라더’로 거듭나게 되며 제작진이 꾸린 발라드 앨범의 가창자로 나선다. 오디션 형식이라기보다는 성장하는 캐릭터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첫 회 시청률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친 0.3%(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본업 포기’ 공약으로 내세웠던 20%에는 턱 없이 모자란 수치다. 시청자들은 “이도저도 아니고 어수선하다” “MC가 중심을 못 잡는다” 등의 반응과 “노래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 “큰 웃음은 없지만 감동 있다” “색다르다”로 나뉘었다. 저조한 시청률에는 홍보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달 28일부터 방송되는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는 힙합 장르에 최근 JTBC ‘슈가맨’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복고’ ‘소환’ 코드를 버무려 2000년대 초 한국 힙합의 중심에 서 있던 래퍼들이 ‘2020 대한민국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는다.

‘쇼미더머니’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원썬과 허니패밀리의 디기리 등을 포함해 주석, 영풍, 인피닛플로우, 얀키, 더블케이, 45RPM, 배치기 등이 출연했지만, 시청률은 ‘내 안의 발라드’와 마찬가지로 0.3%에 그쳤다. ‘힙합판 슈가맨’으로 추억을 소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막이 오그라들고 포맷 자체가 재미없다는 반응이 컸다.

최근 엠넷은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학교’의 투표 조작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국민과 아이돌 연습생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라는 여론도 들끓었다. 이로 인해 그간 쌓았던 음악 채널로서의 전문성과 신뢰를 동시에 잃은 엠넷은 ‘발라드’와 ‘힙합’을 내세워 재기를 노렸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는 추세다.

‘대세’인 트로트 대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선 건 박수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단순히 차별점을 내세운 건 아닌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두 음악 예능이 초반의 위기를 딛고 시청률 상승을 보일 수 있을까. ‘내 안의 발라드’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는 각각 오늘(6일) 오후 9시, 11시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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