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명(사진=방송화면캡쳐)

유재명(사진=방송화면캡쳐)


이쯤되면 ‘연기 몬스터’다. 유재명의 장대희는 그 어디에도 없던 ‘어나더 클라쓰’였다.

지난 29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대희(유재명분)는 아들 장근원(안보현 분)을 내치고 ‘장가’를 택하며 극 전체를 파국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앞서 조이서(김다미 분)의 덫에 걸린 장근원이 박새로이(박서준 분) 아버지 죽음의 전말을 털어놓으며 ‘장가’에 위기가 찾아온 상황. 장가의 안위를 호언장담했던 장대희였기에 그의 행보에 궁금증이 증폭됐다. 이날 장대희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파격적인 선택을 감행하며 박새로이 뿐만 아니라 ‘장가’와 ‘단밤’, 안방까지 극한의 소름을 안겼다.

장대희는 자신의 계획을 아무도 모르게 했다. 대표이사 해임안 주주총회를 꾸미는 강민정(김혜은 분)과 박새로이, 장근원을 내쳐야 한다는 오수아(권나라 분), 장대희의 아들 장근원까지, 그 누구도 장대희가 장근원을 내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특히, 오수아의 진심 어린 조언에도 장대희는 가족이라는 특별함과 국민의 냄비근성을 꼬집으며 다시는 식구를 버리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말 것을 일갈했다. 장근원의 검찰 조사 당일에는 처음으로 아들을 끌어안으며 그동안의 미안한 마음을 담은 ‘아버지의 정’을 오롯이 전하기도. 이는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이들을 경계하며 흘려보낸 거짓 사인이자 아들마저 속인 철저한 계획이었다.

그렇게 장대희는 아들을 택하는 듯했다. 그가 기자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이내 장대희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모든 상황을 뒤엎었다. 과거 뺑소니 사건 전말을 모두 고백함과 동시에 아들 장근원에게 사건의 전부를 뒤집어 씌우며 충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 이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눈물의 사과를 하며 예측불가 전개를 이어나갔다. 기자회견으로 모든 판세를 뒤엎은 장대희는 기자 회견장 밖에서 만난 장근원에게 흔들림 없는 시선과 메마른 감정을 전하며 또 한 번의 충격을 안겼다. 처음으로 보였던 장대희의 부정마저 거짓이었던 셈. 장대희의 치밀한 극악무도함이 정점을 찍으며 극 전체에 짙은 충격을 안겼다.

‘순도 100% 악인’을 탄생시키며 레전드 명장면을 남긴 유재명은 이날 장대희의 감정선을 밀도 높은 연기로 구현해냈다. 아들 장근원의 터무니없는 실수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터뜨리는 모습부터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장근원을 품어주는 아버지의 따뜻함, 오수아에게 쏘아붙였던 따끔한 일침, 끝으로 기자회견장의 눈물의 사과까지, 유재명은 모든 면이 장대희의 진심인 듯 연기했다. 그랬기에 반전의 충격은 더욱 배가됐다. 극 중 인물은 물론 시청자까지 속인 유재명의 미친 연기가 안방을 혼돈에 휩싸이게 한 것. ‘장가’를 지키기 위한 장대희의 절박한 감정을 유재명은 그 인물이 된 듯 완벽하게 완성시키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장대희의 속내를 감추기 위해 눈빛과 호흡, 발성까지 세밀하게 조절하며 빈틈없는 연기를 펼친 유재명에게 극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단숨에 영화를 보는 듯한 묵직한 화면 장악력을 안방에 전달해낸 유재명의 열연이 가히 레전드라는 평을 얻으며 장대희의 기자회견을 역대급 명장면으로 남겼다.

한편, 장대희가 본격적으로 박새로이를 ‘적’으로 삼으며 폭풍 같은 전개를 예고한 JTBC ‘이태원 클라쓰’는 금, 토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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