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신인 가수 범진이 지난 14일 첫 번째 미니음반 ‘무념무상’을 발표했다. / 제공=KG컴퍼니

신인 가수 범진이 지난 14일 첫 번째 미니음반 ‘무념무상’을 발표했다. / 제공=KG컴퍼니

“저는 ‘음악 금수저’잖아요.”
신인 가수 범진이 활짝 웃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16년 MBC ‘듀엣가요제’에 출연하면서 가창력을 인정받은 그는 ‘난 괜찮아’로 열풍을 몰고 온 가수 진주의 친동생이다. 2018년 MBC 드라마 ‘부잣집 아들’의 OST에 참여한데 이어 지난해 디지털 싱글 ‘후회’를 발표하며 본격 가수 활동을 시작한 범진. ‘진주 친동생’이라는 소개는 그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이유다. ‘스타’ 누나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스물셋 청년 범진은 “이길 자신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독특한 음악 색깔과 유쾌한 입담까지 갖춘 범진을 최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10. 첫 번째 미니음반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범진 : 앞서 싱글 음반을 내니까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여러 가지 장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미니음반으로 만들고 싶었고, 본격 준비를 한 건 4개월 정도 됐어요. 스무 살 때부터 써온 곡들을 다시 들어보면서 그중 세 곡을 골랐죠.

10. 곡을 고른 기준이 있었습니까?
범진 : 컴퓨터 안 ‘보물상자’라는 폴더에 여러 곡이 담겨있는데 장르별로 다시 ‘상’ ‘중’ ‘하’로 나눠놨어요. 상, 중, 하에서 각각 한 곡씩 팬들을 위한 곡, 누구나 좋아하는 발라드, 공감할 수 있는 곡들로 선별했죠.

10. 타이틀곡 ‘무념무상’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범진 : 친구를 보면서 쓴 곡이에요. 여러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만들었는데, 어느 순간 제 모습도 보였죠.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랫말이 점점 희망적으로 바뀌어서 멜로디도 서서히 밝아집니다.

10. 다른 수록곡도 소개해주세요.
범진 : 순서대로 들었을 때 막힘없는 곡들을 엮었어요. 여러 색깔의 노래지만 지나치게 동떨어지면 안 되니까요. ‘무념무상’이 까르보나라의 맛이라면 레트로풍의 발라드 ‘언제까지나’는 신라면이 떠오르죠. ‘기다리다가’는 분위기는 슬프지만 가사에 담긴 메시지는 따뜻해요. 마치 짜파게티 같죠.(웃음)

가수 범진이 “누나 진주를 이길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 제공=KG컴퍼니

가수 범진이 “누나 진주를 이길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 제공=KG컴퍼니

10. 어떻게 가수를 시작했나요?
범진 : 중학교 2학년 때 어떤 영상을 받았는데 제가 받으려던 게 아니라 김광석의 ‘슈퍼콘서트’가 들어있는 거예요. 알지도 못하는데 ‘서른즈음에’를 듣고 감동받았죠. 집에 있는 기타를 쳐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룹 씨엔블루의 ‘외톨이야’를 연습했어요. 그때는 노래를 잘 못했어요. 장기 자랑에 나가도 랩을 하거나 MC를 맡았죠. 기타 연주를 하면 인기가 많아지질 것 같아서 연습했습니다.(웃음)

10. 본격 음악을 시작한 건 언제죠?
범진 : 예술고등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했습니다. 노래에 자신이 없어서 여러 악기 연주를 조금씩 다 보여줬죠. 16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습니다. 입학한 뒤에도 자존감이 낮았어요. 노래를 못하니까 전과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죠. 문득 노력한 번 안 하고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해보고 후회를 하자!’ 싶었죠. 1학년 때 기타를 메고 신림역 등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 노래 부르면서 기타 연주를 했어요. 그땐 ‘먼지가 되어’만 불렀어요.(웃음) 노래와 연주가 조금씩 늘기 시작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전까지는 우유부단하고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는데, 그걸 한 번 하니까 ‘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10. 버스킹(길거리 공연)이 큰 도움이 됐군요.
범진 :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때 여유도 생겼고, 노래도 많이 늘었어요. 떡볶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모아 보컬 레슨도 받았죠. 하면 됩니다!(웃음)

10. 이후에도 버스킹을 했나요?
범진 :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 떨어지고 무념무상의 상태가 됐어요. 이렇게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닭강정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섯 달 동안 돈을 모았고, 그 돈으로 엠프를 사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버스킹을 하면서 올라왔죠. 6개월 동안 했습니다. 스무 살이었는데 부모님도 허락을 해주셨어요. 하고 싶은 건 하되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거라고 하셨죠. 그렇게 하면서 별일이 다 있었어요. 노래하는데 술에 취한 사람이 엠프를 차서 응급실에 가기도 하고요. ‘이런 경험도 해보는구나’ 싶었죠.

가수 범진. / 제공=KG컴퍼니

가수 범진. / 제공=KG컴퍼니

10. 누나가 국민적인 가수 진주예요.(웃음) 음악에 대해 도움을 받을 법도 한데.
범진 : 고등학교 때 누나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여러 이야기들이 쏟아져서 ‘그냥 혼자 해야겠다’ 싶었어요.(웃음)

10. 누나 진주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나요?
범진 : 없습니다. 제가 더 잘하면 되니까요.(웃음) 어떻게 보면 ‘음악 금수저’잖아요. 진주 동생이라고 하면 한 번 더 보니까요. 누나와는 또 다른 색깔이어서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지기 싫어해서 누나를 이겨버리겠다는 마음이 크죠.(웃음)

10. 올해 계획은요?
범진 : 드라마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노래를 만들 때 항상 영상이 그려지죠. 미디어를 통해 저를 알린다면 드라마 OST에 많이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게 하나의 목표죠. 이후 공연에도 많이 참여하고 싶습니다. 누나 진주와 호흡을 맞춰 무대에 오르고 싶고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하면 좋을 것 같아요.

10.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범진 : 공감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 고척돔에서 공연을 하는 가수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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