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청자수보다도 20% 급감…"사회자 부재 속 정신없는 진행"
"기생충 수상의 기쁨과 감동이 시상식 살려"…SNS 언급은 전년보다 16%↑
'기생충'은 4관왕 올랐지만…오스카 시청자수는 역대 최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지만, 이날 시상식을 지켜본 미국인 시청자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의 조사 결과 월트디즈니 산하 ABC 방송이 중계한 시상식의 시청자수는 전년보다 20%가량 떨어진 2천36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화 업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률로서는 역대 최악으로서 기존 최저 기록인 2018년 2천650만명보다도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는 시상식에 사회자가 없어 행사가 늘어지고 산만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기생충'은 4관왕 올랐지만…오스카 시청자수는 역대 최저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이 박스 오피스에서 흥행한 미국 영화 '조커'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누르고 사상 최초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사에 남을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나 미국 시청자들은 3시간 30분짜리 시상식에 사회자도 없이 즉흥적인 장면이 이어지고, 깜짝 축하 무대에 오른 래퍼 에미넴이 뜬금없이 17년 전 히트곡을 부르자 실망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의 TV 비평가 제임스 포니오지크는 "운전자 없는 시상식이었다"고 비판했다.

연예지 버라이어티의 카롤린 프레임크는 "정신이 없었지만 '기생충' 수상의 기쁨과 감동이 결국 시상식을 살렸다"고 평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유명 가수와 TV 스타까지 섭외했지만 정작 시상식에서 축하하고자 한 영화들과는 관련도 없었다"고 한탄했다.

한편 최근 들어 아카데미 시상식 시청률이 떨어지기는 추세이지만, 일요일 방영되는 TV 쇼로서는 여전히 최고의 이벤트라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닐슨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는 시상식이 압도적인 화제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오스카 관련 언급이 2천60만건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것이다.

리서치 업체 SQAD에 따르면 시상식에 들어가는 30초짜리 광고 단가가 168만9천300∼227만2천900 달러(약 27억)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