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아카데미 시상식 2020)이 개최된다.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조여정, 최우식, 이선균, 박소담, 이정은 등 기생충 주역들이 총출동한다.

현재 '기생충'은 작품상과 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상황이다. 한국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한국 영화 역사 10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6개 부문 후보로 지목된 것 또한 이례적이다.

이중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부문은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부문이다. 국제영화상을 두고 겨룰 상대는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이다. 기생충은 이미 골든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문은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이다. CNN은 '기생충'을 샘 멘데스 감독의 '1917'과 함께 수상에 가장 근접한 작품으로 꼽았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기생충'이 작품상을 놓고 '1917'과 경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NYT의 영화평론가 카일 뷰캐너는 '1917'을 가장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으면서도 3년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력했던 '라라랜드'를 꺾고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기생충'이 이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의 영화평론가 제이크 코일도 지난 5일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할 것이고, 수상해야 한다"라며 "' 1917'이 호평받고 있지만, '기생충'이 3년 전 이변을 일으켰던 '문라이트'처럼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을 경우 이는 비영어 영화로서 쓴 최초의 기록이기에 의미가 더욱 깊다. 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 수상한 영화가 64년 만에 탄생한다는 점도 의미 있다. '기생충'은 앞서 '제73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역사 101년 만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국시간으로는 10일 오전 9시 50분부터 TV조선에서 단독 생중계된다. 진행은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맡았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