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그룹 EXID의 솔지. / 제공=’2019 MGMA’
그룹 EXID의 솔지. / 제공=’2019 MGMA’
그룹 EXID의 혜린에 이어 솔지가 소속사 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이하 바나나컬쳐)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는 소식이 5일 전해졌다. 혜린이 지난 1월 16일 해지 사실을 알린 지 한 달도 채 안 돼 전해진 소식이다.

이는 바나나컬쳐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위기에 처한 후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발생한 수순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나나컬쳐에 잔류한 EXID 멤버들 뿐만 아니라 신인 보이 그룹 트레이 등 바나나컬쳐의 다른 소속 아티스트들은 지난해 중후반부터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EXID(하니, 정화, 혜린, 솔지, LE)의 하니와 정화는 지난해 5월 다른 소속사(각각 써브라임아티스트 에이전시, 정화는 제이와이드컴퍼니)를 찾았다. EXID의 멤버 중엔 이제 LE만 바나나컬쳐에 남은 셈이다. EXID 완전체의 국내 앨범은 지난해 5월 낸 ‘WE’가 마지막이고, 올해엔 1월에 두 번째 일본 발매 싱글 ‘Bad Girl For You’를 냈다. 하니와 정화가 바나나컬쳐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EXID가 해체되진 않았다.

2017년 싱글 ‘UP’을 발매한 트레이는 2018년 싱글 ‘NIKE’, 2019년 2월 데뷔 앨범 ‘BORN; 本’을 낸 것이 전부다. 지난해 9월 공식 팀 컬러를 확정했다고 알렸으나 그 색을 활용한 어떠한 음악 활동도 펼치지 못했다. 상반기에 데뷔한 신인 아이돌 그룹에게 하반기에 팬덤을 더 끌어모을 만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큰 타격이다.

관련 중국 그룹과의 문제로 악화된 실적, 음원 유통사와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해결되지 않은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바나나컬쳐의 정식 명칭은 코리아바나나프로젝트컬처디벨롭먼트다. 중국 부동산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의 외아들 왕쓰충(王思聰·32)이 설립했다. 그런데 왕쓰충의 현지 상황부터 그닥 좋지 않다. 지난해 말 북경 제2 중급인민법원은 왕쓰충에 대해 1억5000만 위안(약 248억5000만원) 상당의 채무를 변제하라며 강제집행 조처를 내렸다.

돈도 묶였다. 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 ‘푸쓰(普思)투자’의 자산이 법원에 의해 2022년 10월 14일까지 동결됐다. 동영상 생중계 사이트 ‘판다TV’는 파산했다. 왕쓰충의 문제와 바나나컬쳐의 위기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왕쓰충이 한국에 바나나컬쳐를 설립하긴 했지만 그 이후부턴 추가로 실질적 관여나 지원이 없었던 터라 현재에도 한국에 바나나컬쳐와 채무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 바나나컬쳐의 폐업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도 들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진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가고 있던 상황과 상반되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