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4일 방영된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방송화면.
지난 4일 방영된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방송화면.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이 매 회 주는 울림은 묵직했고 공감의 깊이는 남달랐다. 교무실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들의 내밀한 면까지 섬세하게 그려 몰입도를 높였다. 서현진과 라미란을 포함해 진학부 내 다양한 교사를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정점을 찍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4일 방송된 ‘블랙독’에서는 늘 그래왔듯 캐릭터들의 갈등과 고민, 성장이 번갈아 나타났다. 박성순(라미란 분)은 문이과 통합 추세에 맞춰 창의 수업을 하자고 회의에서 피력했으나 김이분(조선주 분)은 마뜩지 않아 했다. 박성순은 굴하지 않고 밀어붙였고 도연우(하준 분)도 서서히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창의 수업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어, 생명과학 통합 수업이 펼쳐졌고 학생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박성순은 남편으로부터 필리핀으로 떠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고민에 빠졌지만 남편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진학부 교사들에게도 12월에 남편과 동반 휴직을 하기로 했다는 의사를 전했다. 박성순은 배명수(이창훈 분)를 진학부장으로 추천하고 떠났다. 그 사이에 고하늘(서현진 분)은 임용 시험에 합격해 대치고등학교는 아니었지만 타 학교에 정교사로 부임했다.

이후 고하늘, 배명수, 도연우, 박성순은 다시 만났다. 고하늘이 배명수, 도연우를 만나러 간 자리에 고하늘 몰래 박성순도 와 있었다. 고하늘은 1년 후 돌아온다던 박성순이 1년 6개월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내심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박성순과 재회한 고하늘은 박성순에게 어디에 있다 왔느냐고 물었고 박성순은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에서 왔다고 답했다. 고하늘은 처음 대치고에 들어가 박성순을 마주쳤을 때를 떠올리며 ‘어떻게 나에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걸까’라고 독백했다. 박성순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며 어엿한 정교사가 된 고하늘은 ‘선생님, 저는 여전히 즐겁게 그 답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독백을 이어가며 새 학교에서의 수업을 시작했다.

그간 ‘로코퀸’으로 불리던 서현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통하는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로맨틱 코미디의 색채를 지우고 학교를 소재로 한 장르물에서도 서현진의 연기는 흡입력이 있었다. 튀지 않으면서 강렬하고 무게감이 있었다. 라미란과의 조화는 3%대로 시작한 시청률을 4~5%대로 끌어올려 고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서현진이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차근차근 성장하는 진중함을 보여줬다면 라미란은 코믹한 생활 연기까지 도맡으며 극을 더욱 다채롭고 흥미롭게 만들었다.

대치고 내 다양한 성격의 교사들을 보여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하준은 불시에 찾아온 매너리즘에 고민하는 모습으로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창훈은 학교나 직장에서 언젠가는 마주칠 법한 배명수 캐릭터를 완성했다.

‘블랙독’ 후속작은 ‘방법’으로 오는 10일 밤 9시 30분부터 처음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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