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2Z 한복 인터뷰 /사진=최혁 기자 /의상=허수미 한복
그룹 2Z 한복 인터뷰 /사진=최혁 기자 /의상=허수미 한복
설날을 맞아 한복을 갖춰 입은 밴드 2Z(범준, 지섭, 호진, 현웅, 정현)는 연신 서로의 모습을 보며 설렘 가득한 웃음을 터트렸다. 얼마 만에 입은 한복인지 묻자 다섯 멤버가 입을 모아 "정말 오랜만이다"라며 신나게 각자의 기억을 더듬었다.

풋풋하고 밝은 기운으로 가득찬 이들은 지난 14일 첫 EP앨범 '위 투지:(WE Tuzi:)'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데뷔한 지 딱 일주일이 됐을 때 2Z와 서울 중구 한경닷컴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앨범 발매 전 음악방송을 통해 데뷔곡을 선공개했던 2Z는 이후 일주일 간 각종 방송국을 돌며 부지런히 타이틀곡 '마이 퍼스트 히어로(My 1st Hero)' 무대를 선보였다. 첫 주 활동이 어땠는지 묻자 현웅은 "처음에는 정말 긴장되고 많이 떨렸는데 점점 많은 곳에서 불러주시니 고맙고 영광이다. 빨리 더 좋은 노래를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싶다. 요즘은 매일매일이 항상 기대된다"고 답했다.

무대 위 자신들을 떠올리자 목소리가 한 톤 높아진 2Z였다. 범준은 "마이크 잡는 법부터 처음 꽂아보는 인이어까지 전부 신기했다. 노래를 이제 막 시작한 것 같았는데 어느새 끝나 있더라"며 웃었다. 현웅 역시 "무대가 연습 공간 10배 이상으로 크니까 처음에는 체감도 안되고 많이 당황스러웠다. 카메라가 많으니 신기하고 동시에 긴장되더라"고 회상했다.

무대 위에서 차곡차곡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이들은 활동하는 매 순간 성장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했다. 지섭은 "처음에는 멤버들끼리 눈도 못 마주쳤다. 이제는 서로 즐길 수 있는 단계까지는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현과 호진도 "실력이 아주 잘하고 자신감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가 어떤 무대를, 어떻게 보여드리고 있는지 생각은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인터뷰+] 2Z "악기 다룰 줄 몰랐던 우리,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인터뷰+] 2Z "악기 다룰 줄 몰랐던 우리,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아이돌 및 패션모델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2Z는 평균키 186cm를 자랑하는 비주얼 그룹이다. 눈에 띄는 외모에 훤칠한 키까지 언뜻 일반 아이돌 그룹 같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은 강렬하고 시원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밴드로 '반전 매력'을 더한다. 범준이 드럼, 지섭이 기타와 서브보컬, 호진이 메인보컬, 현웅이 랩, 정현이 베이스를 각각 맡는다.

국내외 밴드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들의 눈빛은 유독 빛났다. 너바나부터 에어로스미스, 시나위, 더폴리스, 린킨파크까지 존경하는 팀을 말하기 시작하자 이전의 장난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밴드로 활동하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2Z는 팀 결성 준비를 하기 전까지는 악기를 다룰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약 1년의 시간 동안 밴드의 매력에 푹 빠졌고, 연습에 매진한 결과 지금의 2Z가 탄생할 수 있었다.

호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거다. 모든 게 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었다"면서 "아직 완성형 뮤지션이 아니라 당장은 많이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언젠가는 진짜 뮤지션이 될 거라 생각하며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섭은 "2Z를 브랜드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갓 데뷔한 '새싹 밴드'지만 2Z가 품은 꿈은 원대하고 건강했다. 꾸준히 갈고 닦아 성장한 끝에 울창한 숲을 이룰 자신들을 그렸다. "무대 위에서 뛰어 놀면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문을 연 멤버들은 "대중성을 시작으로 해서 궁극적으로는 아티스트의 길로 다같이 달려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호진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노린다는 목표로 나왔다. 섹스 피스톨즈, 그린데이 등의 밴드가 우리의 모티브가 됐다. 그분들처럼 파격적인 무브와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밴드가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2Z "악기 다룰 줄 몰랐던 우리,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인터뷰+] 2Z "악기 다룰 줄 몰랐던 우리,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밴드에게 가장 중요한 합주 호흡, 이른바 '합'에 대해 묻자 2Z는 "최고다"라고 즉답했다. 호진은 "아이돌에게 안무 합이 중요하듯이 밴드에게는 악기 사운드 합이 필수다. 이게 안 맞으면 음악처럼 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합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연습 중에도 서로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말하는 법을 잘 알고 있어서 호흡이 잘 맞는다"고 밝혔다.

이어 현웅은 "조금이라도 안 좋은 분위기의 싹이 나려고 하면 리더(범준)가 싹둑 자른다. 서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거나 기분이 안 좋아 보일 때면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꼭 모여서 대화하며 풀어 나간다"고 털어놨다. 지섭도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다. 합주하는 시간만큼 대화를 많이 나눈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2Z 멤버들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멤버들은 리더 범준에 대해 "우리가 안 보이는 곳에서 항상 혼자 굉장한 노력을 한다. 그걸 숨기면서 우리를 챙기려는 마음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정현에 대해서는 "막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너무 잘해주고 있다. 팀의 분위기메이커다. 형들이 힘들고 지쳐보일 때면 정현이가 먼저 웃는다. 그럼 우리도 같이 웃게 되더라"고 전했다.
[인터뷰+] 2Z "악기 다룰 줄 몰랐던 우리,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특히 멤버들은 앞서 원포유라는 그룹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현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범준은 "노래할 때는 우리보다 선배이기 때문에 카메라 시선 같은 걸 잘 알려준다. 엄청도움이 된다.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진은 "우리 곡의 랩을 다 쓴다. 작사 능력이 정말 좋다. 다 재치 있고, 곡 색깔에도 잘 맞다"고 극찬했다. 이를 들은 지섭도 "우리 노래에 랩이 없었다면 2Z만의 색이 안 나왔을 것 같다. 제일 맏형이라 늘 먼저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 덩달아 용기가 났다"고 전했다.

끝으로 올해 목표를 묻자 2Z는 '신인상 수상'을 꼽았다. 이어 장기적인 목표로는 '도쿄돔 입성'을 언급했다. 단독 공연이 해보고 싶겠다는 물음에 이들은 행복한 미소를 띠며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3년 안에 도쿄돔에서 5만 명의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고 솔직하면서도 담대한 목표를 꺼냈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어디에서든 항상 90도로 인사를 하자는 거다. 밴드는 무대 아래에서는 겸손하고, 무대 위에서는 가장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늘 변함없이 똑같은 2Z의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는 남다른 투지를 다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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