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사진=에스피스)

검사내전 (사진=에스피스)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에는 아주 특별한 ‘트레이드마크’가 있다. 자타공인 ‘꿀 보이스’ 이선균의 내레이션이다. 드라마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때론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 귓가를 울리는 내레이션은 웃음을 선사하고, 묵직한 메시지도 던지며 시청자의 마음을 흔든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문득 떠올라 되뇌게 되는 ‘검사내전’만의 특별한 내레이션을 모아봤다.

#1. 저희는 바로, 진영지청의 검사들입니다. (1회)

첫 회의 오프닝을 장식한 이선웅(이선균)의 나직한 내레이션은 ‘검사내전’만의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저희는 바로, 진영지청의 검사들입니다”라는 시작으로 비범하진 않지만, 개성 넘치는 직장인 검사들을 유쾌하게 소개했다. ‘검사들의 유배지’라고 불릴 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지방 도시 진영과 그럼에도 그 안에서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인간적인 형사2부 식구들. 선웅의 내레이션에는 이들을 향한 애정이 담겨있었고, 그로 인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이 편하게 ‘검사내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2. 혹시 제가 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2회)

형사2부의 새 식구 차명주(정려원)와 피 튀기는 1차 전쟁에 돌입한 선웅. 말싸움 도중 한마디도 지지 않는 명주에게 “차검사 나 싫죠? 근데 뭐 나도 상관없어요. 나도 차검사 싫어하니까!”라고 외치며, 진영지청 역사에 길이 남을 흑역사를 썼고, 창피함은 두 사람의 싸움을 몰래 관전하던 형사2부 동료들의 몫이었다. 이후 승패는 끝까지 달려봐야 알 수 있다며 “혹시 제가 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는 선웅의 내레이션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를 제외한 모두가 이미 결승선에 도달하기도 전에 선웅이 완벽하게 패배했음을 확신했기에, 귀여운 ‘정신승리’가 담긴 이 내레이션은 선웅의 미워할 수 없는 찌질함을 배가시키며 빵빵 웃음을 터트렸다.

#3. 그런 패가 우리 인생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5회)

타짜로 변신한 명주의 활약이 돋보였던 ‘산도박장 사건’이 마무리되며 흘러나온 선웅의 내레이션은 많은 이들의 공감 버튼을 눌렀다. 도박으로 남편의 돈을 모두 날려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계속해 도박판을 전전하던 문희숙(김선화). 여전히 애틋한 남편의 마음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이미 구속된 후였다. 그래서일까. 판을 무효로 만들고 재경기를 하게 만드는 패에 관해 설명하며, “그런 패가 우리 인생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던 선웅의 음성은 더욱 상황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산도박장 사건을 유쾌하게 풀어낸 뒤 생각할 거리까지 놓치지 않은 대목이었다.

#4. 이제는 그냥 통틀어서 검사라고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8회)

일과 육아 모두 완벽하게 해내고 싶지만, 그러기엔 장애물이 너무 많아 고단한 워킹맘 오윤진(이상희)의 분투가 담겼던 8회. 방송 말미, “군인과 여군, 배우와 여배우, 학생과 여학생”이라는 단어 나열로 선웅의 내레이션이 시작됐다. 그리고 “검찰에도 검사가 있고, 여검사가 있습니다만, 이제는 그냥 통틀어서 검사라고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라는 덤덤한 한마디가 이어졌다. 워킹맘 윤진을 비롯해 여성을 향한 차별적 시선의 씁쓸함을 보여준 사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정윤아, 나아가 보이지 않는 천장을 마주한 여성들이 겪는 현실에 대한 묵직한 일침이었다.

한편 ‘검사내전’은 매주 월, 화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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