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스틸컷./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스틸컷./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이성민 분)는 일 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완벽 주의자’다. 집에 있는 물건 중 무엇 하나도 흐트러지는 꼴을 못 본다. 먼지 한 톨 내려앉는 것도 용납 못 한다.

주태주에겐 딸이 하나 있다. 딸이 “미스터 주”라고 호출하면 어디라도 달려간다. 그런 딸이 버려진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와서는 “키워 달라”고 부탁한다. 주태주로선 털 날리는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는 건 말도 안 된다. 더욱이 ‘동물’은 딱 질색이다. 딸 서연(갈소원 분)은 그의 품에 강제로 고양이를 내려놓고 사라진다. 아무리 사랑하는 딸이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주태주는 ‘GOD'(신)라고 새겨진 목걸이를 보고 콧방귀를 뀌고는 결국 고양이를 쓰레기통에 버려 버린다.

승진을 앞둔 주태주는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에서 특사로 보낸 판다 밍밍의 경호 임무를 맡겠다고 자진해 나선다. ‘VIP’ 밍밍을 경호하던 날, 행사장에 괴한들이 들이닥친다. 주태주는 놀라 도망가는 밍밍을 쫓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는다. 그 사이 괴한들은 밍밍을 납치해 달아난다.

‘GOD’의 장난인가? 깨어난 주태주에게 말도 안 되는 능력(?)이 생겨 버렸다. 이웃집 고양이가 자기 앞에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회사 어항에서 물고기들이 “물속에 코딱지 좀 버리지 말라고 해”라고 하소연하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다. 동물들과 대화도 가능해졌다. 이래저래 충격을 받았지만,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신통방통한 능력을 갖추게 된 주태주는 밍밍을 찾기 위해 동물들과 힘을 합친다.
[TEN 리뷰] '미스터 주' 동물과 말하는 이성민, 흥미로운데 '폭소'는 없다
국가정보국 요원이 동물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까지 할 수 있다는 소재 자체가 신선한 영화다. ‘공작’ ‘목격자’ 등 다소 무거운 장르의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왔던 이성민이 작정하고 코믹 연기를 펼친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로 인지도를 높인 배정남은 온몸을 던져 관객을 웃기려고 노력한다. 인기 드라마 ‘SKY 캐슬’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김서형이 댄스까지 선보이며 웃음을 위해 힘을 보탰다.
[TEN 리뷰] '미스터 주' 동물과 말하는 이성민, 흥미로운데 '폭소'는 없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스틸컷./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스틸컷./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마음 먹고 동물원이나 가야 볼 수 있는 호랑이, 오랑우탄부터 멧돼지, 뱀, 판다까지 수많은 동물을 실사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들이 함께 보기엔 부담이 없다. 여기에 신하균부터 유인나, 김수미, 이선균, 이정은, 이순재, 김보성까지 인기배우들이 동물들의 목소리를 연기해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한다.

“동물과 사람의 교감, 그 특별함에서 오는 감동을 다루고 싶었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훈훈한 감동도 있다. 아빠와 딸 사이, 주태주와 군견 알리(신하균 분) 간의 애틋함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러나 ‘코미디 영화’라는 장르에 충실하기 위해 작정하고 웃기려는 배우들과, 작정하고 코믹한 상황을 의도한 감독의 연출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빵 터지는 웃음은 없다.

오는 22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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