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강미래./ 사진제공=유니콘랜드
배우 강미래./ 사진제공=유니콘랜드
배우 강미래는 중국에서 15년을 살다 지난해에 귀국해 연예계에 뛰어든 따끈따끈한 신인이다. 현재 배우 고준희가 진행하는 MBC뮤직 뷰티 프로그램 ‘핑크페스타’, 자신이 MC로 활약하는 ‘운명거래소’, NCT 런쥔이 DJ를 맡고 있는 tbs 라디오 ‘악동 서울’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동 중이다.

북경국제예술고등학교와 중앙희극학원 연극영화과 등 중국 톱스타들이 거쳐 간 곳에서 연기를 배우고, 무대에 서며 갈고 닦았다. 한국에 발을 들인 이후 1년 동안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에 출연하며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준비된 배우 강미래를 한경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10. 중국에서 연기를 배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강미래: 10살 때 중국에 갔다가 25살 때 한국에 왔다. 당시 중국에서 사업을 하게 된 아버지를 무작정 따라가게 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 쪽보다는 노래와 춤 등을 좋아했다. 주변에서 끼가 많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현지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아버지와 실랑이 끝에 예고(북경국제예술고등학교)에 가게 됐다.

10. 노래와 춤을 좋아했는데 연기를 전공한 이유는?
강미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중앙희극학원에 관심이 갔다. 중앙대 연극영화과와 비슷한 4년제 대학이라고 보면 된다. 장쯔이 등 여러 톱스타가 졸업한 곳이다. 사실 그때만 해도 노래하고 싶은 생각이 컸는데 중앙희극학원에는 실용음악과가 없었다. 연극영화과에 가면 노래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지원했다. 다행히 면접을 잘 봐서 합격했는데 당시 8년~10년 동안 한국 유학생이 없었다더라. 중국어를 잘 한 것도 득이 됐다. 4년간 배우고 즐기다 보니 결국은 연기에 더 빠지게 됐다.

10. 뷰티 예능 ‘핑크 페스타’에서는 중국 왕홍들과 소통하고 있다. 중국어 실력이 굉장한데 처음에 공부할 때 힘들지 않았나?
강미래: 사실 내게 중국어 공부는 생존의 문제였다. ‘니하오’도 모르던 10살짜리가 갑작스럽게 중국인들만 있는 사립학교에 다닌 것도 모자라 기숙사 생활까지 했다. 별의별 취급을 다 받았다. ‘장애인’ ‘정신병자’라는 말까지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애들이었기 때문에 낯선 외국인에 대해 경계심이 컸던 것 같다.

10. 어린 나이에 스트레스가 많았겠다.
강미래: 그 나이에 걸리기 힘든 병도 걸렸다.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위염, 장염, 췌장염이 다 있다고 했다. 살기 위해 중국어를 배웠다. 과외 같은 것도 안 받았다. 중국 문화와 사상을 이해하려 하니 쉽게 받아들여졌다. 3~4년 정도 열심히 했더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유학생들보다 월등히 잘하게 됐다.

중국에서 15년을 살다 온 배우 강미래는 “생존을 위해 중국어를 공부했다”고 밝혔다. / 유니콘랜드
중국에서 15년을 살다 온 배우 강미래는 “생존을 위해 중국어를 공부했다”고 밝혔다. / 유니콘랜드
10.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방송이나 영화 출연은 없었나?
강미래: 학교 규정상 할 수 없었다. 다른 학교는 촬영 허가가 된다더라. 우리는 전통적으로 활동보다 학교생활에 매진하게 했다. 4학년 때까지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올린 연극 무대에만 몇 차례 섰다. 졸업할 때쯤 중국 웹드라마 ‘상하이 연애 지도’에서 여주인공의 첫사랑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10. 한국에서의 활동을 결심하고 귀국했을 때 막막하진 않았나?
강미래: 막막했다.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더라. SNS를 보다가 우연히 알던 배우가 참여하고 있는 스터디 모임을 발견했다. 그 모임에 들어가서 연기를 배우고 연습하다가 SBS 캐스팅 디렉터를 만나게 됐다.

10. 디렉터와의 만남이 SBS 일일드라마 ‘수상한 장모’에 출연한 계기가 된 건가?
강미래: 맞다. 오디션을 보고 운이 좋게도 출연 기회를 얻었다. 남주인공 안만수(손우혁 분)의 수행비서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사실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내 성격이 굉장히 섬세하고 치밀하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언가를 섣불리 하는 걸 두려워하는 편이다. 말 그대로 깡이 없다. 하지만 그때는 어떤 용기에서였는지 ‘닥치는 대로 해보자’라는 마음이 강했다.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10. 연이어 tbs 라디오 ‘악동 서울’에 고정으로 출연하게 됐다.
강미래: 아까 말한 캐스팅 디렉터의 지인이 중국인 한 분을 소개해줬다. 당시에 ‘악동 서울’을 진행하던 분이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라디오 한 번 출연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얼마 안 돼서 진짜 제의가 왔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특집이었는데 연예인 게스트의 출연이 불발되면서 내가 갑작스럽게 나가게 된 것이다. 원래의 나였다면 안 했을 것이다. 다른 게 아니라 생방송이지 않나. 겁부터 났다. 그때도 ‘지르고 보자’ ‘재 자신을 믿자’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라디오를 10개월 째하고 있다. 지금은 NCT 런쥔과 함께 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어로 말하는 프로그램이다.

10. 실버아이TV와 GTV에서 방송하는 ‘운명거래소’에선 단독 MC로 활약 중이다. 어떤 프로그램인가?
강미래: 무속인이 연예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타파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진행을 맡았다. 지금까지 4회 분량을 찍었는데 최양락-팽현숙, 홍록기, 룰라 채리나, 김원효-심진화 부부 등이 다녀가셨다.

10. 대선배 게스트 앞에서 진행이 어렵진 않나?
강미래: 사실 지금까진 재미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처음치고는 잘 한다고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다. 특히 팽현숙 선배께서 ‘이대로만 열심히 하면 뭐든지 잘 할 것 같다’며 응원해 주셨다. 실전에서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배우 강미래가 “사이코패스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니콘랜드
배우 강미래가 “사이코패스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니콘랜드
10.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강미래: 기회가 된다면 사이코패스를 연기해보고 싶다. 자극적인 역할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리고 사극이 연기 난이도의 끝판왕이라고 한다. 사극에 도전하고 싶다.

10.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는?
강미래: 최민식, 정우성, 조인성, 이병헌 등 선배들이 풍기는 ‘남자의 멋’이 다 다른데 나는 이병헌 선배의 남성미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다. 지금은 굉장히 중후한데도 별의별 연기를 다 하시지 않나. 꼭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10.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
강미래: 처음 뵙는 분들이 내 목소리가 또래들과는 다르다고 하시더라. 사실 이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중국은 한국과 다르게 대사수업과 연기수업이 따로 있다. 대사 수업을 받을 때 발성 등 목소리 톤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울림통이 있는 멋진 목소리가 나올까 많이 고민했다. 처음엔 다른 배우들을 모방해가면서 시작했고, 발성 연습을 열심히 했다. 지금도 꾸준하게 노력하는 중이다.

10. 주인공에 대한 욕심이 있나?
강미래: 솔직하게 말하면 욕심이 크다.(웃음) 내가 아닌 어떤 배우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주인공을 할 순 없다. 당연히 기반을 쌓아야 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이왕이면 큰 꿈을 꾸고 싶다. 영화를 볼 때 주인공 얼굴이 나로 바뀌는 상상도 한다. 하하.

10. 올해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강미래: 출연 중인 예능 ‘핑크 페스타’ ‘운명거래소’와 라디오에서 지금처럼 열심히 할 생각이다. 곧 티아라 효민 선배가 MC를 맡은 웹 예능에 고정게스트로도 출연할 것 같다. 지금은 나에 대해 발굴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한테 이런 면도 있었구나!’라며 스스로 발견하고 발전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20대 동안에는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좋은 작품을 만나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방면에서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로 불리고 싶나?
강미래: ‘깊이 있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눈빛 하나로 인물이 가진 감정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기는 무조건 경험이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따라서 깊이 있는 연기가 나온다. 20대 때는 분투하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30대가 됐건 40대가 됐건 길게 보고 있다. ‘나는 배우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날이 올 때까지 앞만 보고 갈 것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