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사진제공=SBS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사진제공=SBS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오는 4일 음원 사재기 논란을 파헤친다. 방송의 제목은 ‘조작된 세계’다. ‘그알’ 제작진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음반, 음원, 출판 사재기’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그룹 블락비의 박경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로 사재기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후였다.

박경은 사재기 의혹을 받고있던 가수들의 실명을 현역 가수로는 최초로 거명해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전까진 사재기 의혹의 당사자들은 마치 이름을 불러서는 안되는 볼드모트(‘해리포터’ 시리즈의 악당)처럼 쉬쉬하고 있던 터였다. 대중 뿐만 아니라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도 모았다. 닐로 등 신흥 음원 강자 혹은 ‘발라더’들의 등장 이후 예전처럼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지 못한 가요기획사들도 다시 한 번 적극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가요 기획사의 임직원은 물론 작곡가들도 ‘그알’에 제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알’ 제작진은 3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100통이 넘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 중에서는 직접 제안을 받아봤다는 가수들의 충격적인 고백도 담겼다”고 밝혔다. 가수 말보는 “우리랑 같이 하면 절대 걸릴 일이 없다. 1위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수익을 7 대 3으로 나눠서 7은 그쪽에서 가지고 그 기간은 1년 동안 유지된다”고 제보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이야기하는 것은 속칭 ‘러닝 개런티’로 통용되는 음원 수익 분배다. 사재기를 제안하는 업체들의 대부분은 1년가량 자신들이 차트에 올려놓은 음원의 수익을 상당 부분 가져가고 차트 안착을 보장하는 러닝 개런티를 제시하며 접근한다.

사재기 논란은 ‘그알’이 정한 방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조작된 세계’다.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여러 세대에 걸쳐 쌓아놓은 ‘노하우’들이 존재한다. 2018년 4월 닐로의 ‘지나오다’가 트와이스, 위너, 엑소-첸백시를 제치고 차트 1위를 했을 때 이전부터 노하우를 습득한 이들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결합도 끈끈해졌다. 최근엔 한 주요 음원 서비스 마케팅부에서 사재기를 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업체로 이직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는 ‘사재기 논란’이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고음을 내지르는 발라드가 이들의 ‘노하우’를 펼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차트에 올릴 가수나 곡을 지정하거나 요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제작진은 차트 조작에 관여했다는 브로커도 만나 이제껏 작업한 가수들의 명단과 아이디, IP 거래 내역 등의 증거도 확보했다고 했다. 예고편에서는 “저희가 받은 제안은 되게 충격적이었어요”라는 타이거JK의 증언에 이어 “국민이 의심하지 않는 C도 엄청 많이 한 거다”라는 자막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사재기를 한 가수들의 명단이 다시 한 번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알’이 또 다시 열어 젖힐 판도라의 상자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그알’의 ‘조작된 세계’는 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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