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 /사진=한경DB
강다니엘 /사진=한경DB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강다니엘이 '악플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를 활동 중단으로 몰고 간 악플의 기세가 잦아들기는 커녕 더 기승을 부리자 결국 악플러에 대한 2차 고소를 진행하고, 비방글이 만연한 디시인사이드 '프로듀스 시즌2 갤러리'의 폐쇄 요구를 신청했다.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는 16일 오전 "지난 9월 초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악성 게시물을 선별해 서울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선별한 자료를 통해 2차 고소장 제출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1차 고소장 제출 이후 3개월 간 약 4천여 거의 제보를 통해 수십만 개에 이르는 자료를 수급했으며, 소속 아티스트와 팬 여러분을 비방할 목적의 상습적, 악질적 악성 게시물을 최우선 선별하여 정기적으로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같은 날 강다니엘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율촌의 염용표 변호사가 또 한 차례 입장을 냈다. 염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를 상대로 소위 '프로듀스101 시즌 2 갤러리'(이하 '프듀2 갤러리')의 폐쇄를 요구하는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듀2 갤러리'에는 현재 수백만 개의 게시물이 공개적으로 게시되어 있는데 이 중 상당수의 게시물은 강다니엘씨를 비방하며 그의 사회적 평가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명예훼손적 허위사실 등으로 이는 정상적인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불법 게시물에 해당한다"며 "위와 같은 불법 게시물들이 하루에도 무려 수천, 수만 개씩 연일 지속적으로 게시됨으로 인하여 강다니엘은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염 변호사는 "강다니엘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인기인들이 불법적인 악플 등으로 사생활 침해 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런 게시물도 강다니엘에 대한 관심의 일부로 생각하면서 자발적으로 불법적인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다른 방법이 없어 결국 법적 수단에 호소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워너원의 센터로 국, 내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솔로로 홀로서기에 나선 강다니엘. 그는 지난 7월 25일 데뷔 앨범 '컬러 온 미(color on me)'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좋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워너원 활동 후 이전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분쟁을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앨범 준비를 해왔던 그는 "다시 많은 분들이 뜨거운 관심을 주실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보내주신 기대와 관심이 부담되지만 그걸 설렘으로 바꿔서 조금 더 좋은 음악을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가수 강다니엘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당차게 목표를 밝혔던 강다니엘의 발목을 붙잡은 건 악플이었다. 지난 8월 강다니엘 측은 악성 게시물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무분별한 온라인 상에서의 공격은 결국 강다니엘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강다니엘은 지난 3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악플로 인해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당시 그는 "너무 힘들다. 진짜 너무 힘들다. 누가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진 게시물에서도 "워너원 콘서트 끝나고 무릎 꿇은 사진이, 내 감정들이 조롱거리가 되는 게,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을 다 필터링한 다음 무조건 안 좋은 쪽으로 끌고 가는게, 내가 사랑하는 음악들이, 무대들이 쓰레기 취급받는 게, 내가 아끼는 팬들이 조롱당하는 게, 내 가족들이 나 대신 욕을 먹는게, 언제부터 날 좋아한다고 하면 그게 죄가 되는게, 정말 그냥 너무 힘들어요. 내가 나라서 너무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너무 힘들다'는 강다니엘의 외침은 활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우울증 및 공황 장애 진단을 받은 그는 추후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익명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쉽게 써내려간 누군가의 글들은 모이고, 쌓여 끝내 강다니엘을 활동 중단으로 몰고 갔다.

강다니엘 측은 이 같은 글이 하루에도 수천, 수만 개씩 올라온다고 했다. 최근 다수 연예인들의 사례를 들어 악성 댓글 및 게시글들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음에도 개선 조짐은 쉽게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면서도 악플과의 전쟁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 팬들의 탄식만 늘어가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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