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뤼크 고다르 감독과 '여자는 여자다' 등 7편 작업
향년 79세…배우·감독·가수로 활약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 별세…佛 "또 하나의 전설 잃어"
프랑스 누벨 바그의 아이콘 영화배우 안나 카리나가 암으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79세.
카리나는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미국 영화감독이자 4번째 남편인 데니스 베리 감독을 비롯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고 소속사가 밝혔다.

프랑크 리에스테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프랑스 영화계는 고아가 됐다.

또 하나의 전설을 잃어버렸다"는 글을 올려 카리나를 추모했다.

18세 때 고향 덴마크에서 파리로 넘어와 모델로 활약하던 소녀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주친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눈에 띄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누벨바그 거장인 고다르 감독이 제작한 '미치광이 피에로', '알파빌', '국외자들' 등 7개 작품에서 카리나는 열연하면서 고다르 감독의 뮤즈가 됐다.

1961년 고다르 감독의 '여자는 여자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카리나는 21살의 나이에 베를린 국제영화상에서 은곰상을 거머쥐었다.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 별세…佛 "또 하나의 전설 잃어"
카리나는 고다르 감독의 첫 작품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인 '네 멋대로 해라'에도 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누드 촬영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두 사람은 1961년 결혼했다가 3년 뒤 갈라섰다.

카리나는 지난해 3월 AFP와의 인터뷰에서 고다르를 아주 많이 사랑했지만, 함께 살기는 힘든 유형이었다고 털어놨다.

카리나는 자크 리베트, 조지 쿠커, 루키노 비스콘티,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 영화계 거장들과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누벨바그의 여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카리나의 별세로 잔 모로, 스테판 오드랑 등 프랑스 누벨바그 3대 여신이 모두 세상을 떴다.

배우로서 명성을 떨친 카리나는 '함께 살자', '빅토리아'와 만든 영화감독으로 활약했으며, 앨범을 발매하는 등 가수로도 활동하면서 끝없이 변신을 시도해왔다.

카리나는 2008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한국을 찾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