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방송 캡처
사진=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방송 캡처
배우 이동욱을 호스트로 내세운 SBS 토크쇼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가 게스트 공유와 함께 첫 회의 문을 열었다. 두 사람의 잘생긴 외모부터 넉살스럽게 웃음을 자아내는 입담까지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4일 방송된 첫 회에는 이동욱이 토크쇼를 준비하는 과정과 자화자찬하며 즐거워하는 공유의 모습이 담겼다. 스튜디오 토크에 앞서 제주도로 향한 이동욱과 공유가 해안도로를 달리고 밥을 먹으며 속깊은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스튜디오 토크쇼는 쇼MC 장도연이 호스트 이동욱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이동욱은 “그 동안 연기를 통해서 여러분을 만났는데 오늘은 토크쇼 호스트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인사했다. 토크쇼와 연기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토크쇼 호스트는 대사가 없다. 그래서 뭔가를 외울 필요가 없다. 편하기도 하면서 부담이 된다. 내가 어디로 튈지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카메라를 보면서 얘기를 해도 된다는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도 굴욕이 없게 찍어 달라”며 방청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동욱은 “완벽한 토크쇼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쇼밴드인 서영도 밴드도 소개했다.

게스트 공유가 등장하자 방청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공유는 “동욱 씨가 MC를 한다면 내가 게스트로 나가야겠다고 농담 삼아 했던 게 진짜가 될 줄 몰랐다”며 “내가 별로 재밌는 사람이 아니라서 할 얘기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깨비’ ‘동승’ 등 애칭부터 메시지 보낼 때의 습관까지 ‘현실 절친’의 케미를 뽐냈다. 공유는 “이동욱 씨 문자는 ‘깨비 깨비’ ‘만나 만나’ 등 대부분 말이 반복된다. 하트나 이모티콘도 많이 보낸다”고 밝혔다. 이동욱이 “공유 씨가 메시지 끝에 ‘…’을 붙여서 보낸다”고 하자 공유는 “거기에 대해선 동욱 씨 말고 다른 지인들도 많이 얘기한다. 습관인데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자기 자랑 코너인 ‘플렉스 토크’가 이어졌다. 이동욱이 연습용 질문으로 ‘사람들이 공유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가져왔다. ‘플렉스 토크’에 몰입한 공유는 “잘생겨서” “그런 얘기들 많이 하더라. 옷이 공유빨을 받았다”고 했다. 이동욱은 키워드로 준비해온 ‘브랜드 파워’ ‘소멸 직전 얼굴’ ‘찐배우’로 플렉스 토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공유는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맥주 브랜드와 영화 ‘용의자’를 꼽으며 ‘브랜드 파워’와 ‘찐배우’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공유는 “맥주 광고주께 여쭤봤는데 내 덕분에 연말에 목표로 했던 걸 이미 여름에 달성했다고 했다. 1초에 10병씩 팔린다더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또한 “가구도 팔고 있는데 유튜브 조회수가 1000만이 넘었다. 영화도 1000만, 광고도 1000만”이라고 자랑했다. ‘소멸 직전 얼굴’에 대해서는 “이건 플렉스하지 않겠다”며 “남성스럽고 강한 연기를 할 때 불리하거나 방해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진=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방송 캡처
사진=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방송 캡처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하듯 제주도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공개됐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달리다가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 ‘도깨비’의 OST를 듣게 됐다. 이동욱은 극 중 지은탁(김고은 분)이 죽어 저승에 가기 전 저승사자(이동욱 분)의 도움으로 도깨비(공유 분)를 만나는 장면을 꼽으며 “그 장면을 찍을 때 형이 이미 밤을 너무 많이 새 피곤했던 상태라 내가 형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냐고 물었는데 의연하게 ‘괜찮다’고 했지 않냐. ‘액션’ 하니 오열을 하는데 옆에 서 있는 내가 울컥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당시의 감정이 올라오는 듯 “슬퍼진다”고 했다.

공유가 출연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공유는 “일부지만 영화에 대한 편견이 혹여 영화에 영향을 미칠까봐 아닌 척 해도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동욱은 “영화 보고 형에게 무슨 문자했는지 기억나느냐. 엄마 생각났다. 엄마도 고달픈 인생을 사셨겠지 싶었다”고 했다. 공유는 “부모님 세대는 다 비슷하다”고 동감했다.

한 식당에 들어간 두 사람은 성게미역국, 해물파전, 물회국수를 주문했다. 뭔가 아쉬워하던 공유는 운전을 해야 하는 이동욱에게 미안해 하며 막걸리도 주문했다. 두 사람은 요리, 운동, 식단 관리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동욱이 “여행 가면 맛집 찾아가느냐”고 묻자 공유는 “먹는 거 좋아하고 먹는 낙이 큰 사람이다. 나이 들수록 더 그렇다”고 말했다. 공유는 “식단 (조절해야) 하는 캐릭터를 만나면 괴롭다”고 했다. 또한 “망가지는 거 순식간인 게 허무하다. 사람 몸이 거짓말을 안 한다. 세상에는 내가 한 만큼 돌아오는 게 별로 없는데 한 만큼 고스란히 오는 게 운동이다. 그래서 운동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동욱 역시 크게 공감했다. 공유는 촬영 당일 생일을 맞은 이동욱을 위해 케이크를 준비하고 쑥스러워하면서 축하 노래도 불러줬다.

다음 회에는 공유가 ‘도깨비’ 이후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이유 등 더 깊은 이야기를 스튜디오 토크, 야외 토크에서 꺼내놓는다. 또한 장도연과의 ‘미팅 상황극’ 토크쇼도 예고됐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는 정통 토크쇼의 명맥을 잇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감성의 스튜디오, 방청객, 쇼밴드 등으로 정통 토크쇼의 분위기를 내면서도 야외 토크, 상황극 토크 등의 색다른 시도를 곁들였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 스튜디오 토크와 야외 토크의 교차 편집, 예능에서 쓸 법한 자막 처리 등 색다른 시도로 재미를 더했다.

이동욱이 토크쇼를 준비하는 과정은 리얼리티 예능 같은 모습으로 연출됐다. 이동욱은 유명 토크쇼들을 보며 혼자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가톨릭 신부를 찾아가 고해소에서 상담을 하기도 했다. 쇼MC 장도연은 토크쇼 중간 중간에 질문을 던지거나 준비된 코너를 진행하면서 웃음으로 토크 사이사이를 더 촘촘히 메웠다. 다만 토크 애널리스트로 잠깐 등장한 조정식 아나운서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의문스럽게 했다.

첫 회는 호스트 이동욱와 게스트 공유의 절친 케미가 그야말로 다했다. 실제로 친한 두 사람은 스스럼없이 진담과 농담을 오가는 토크로 관심을 집중시켰고 웃음까지 끌어냈다. 예능 출연이 거의 없었던 공유는 이동욱의 리드에 숨겨뒀던 재담을 늘어놓았다. 이동욱 역시 단독으로 진행하는 첫 토크쇼인데도 공유의 서포트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공유가 아니라 친분이 없는 게스트가 나왔을 때 이동욱이 토크쇼 호스트로서 진가를 증명해낼 것인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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