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 음원 사재기 저격 파장 /사진=한경DB
박경, 음원 사재기 저격 파장 /사진=한경DB
가수 박경이 음원 사재기를 언급하며 일부 가수들을 지목한 이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실명이 언급된 가수들은 줄줄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고, 음원차트에 대한 불신이 강했던 대중들은 박경을 응원하며 그의 곡을 역주행시키는데 성공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경은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JYP 수장 박진영, 딘딘 등 가요계에서 음원 사재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지만 특정인을 지칭해 저격한 것은 박경이 처음이었다. 특히 사재기 이슈는 2013년 이후 여러 해를 거듭해 불거진 논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확한 수사나 결론 없이 의혹으로만 남은 상태이기에 해당 발언의 파장은 더욱 컸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경은 해당 글을 삭제하고, 예정돼 있던 팬사인회를 연기했다. 박경의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세븐시즌스)는 "박경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현 가요계 음원 차트의 상황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다.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관계자분들께 불편을 드렸다면 너른 양해를 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이어 "가요계 전반에 퍼진 루머에 근거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발언한 것으로, 단순히 생각하면 아티스트 개인의 생각을 본인의 트윗에 올린 것뿐이지만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여 당사자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의 말씀 드리며 다시 한 번 넓은 이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바이브 /사진=한경DB
바이브 /사진=한경DB
하지만 박경의 '사재기 저격'에 거론된 가수들은 일제히 '강경 대응'을 외쳤다. 바이브의 소속사 메이저나인은 "회사를 통해 사과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가수로부터 전혀 진심어린 사과를 받지 못하였고, 이에 기정사실화 되어 버린 해당 논란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강경대응 할 것임을 밝힌다"며 "이미 당사 아티스트는 씻을 수 없는 심각한 명예훼손과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의 루머를 퍼트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송하예의 소속사 더하기미디어 역시 "음원 차트 사재기 의혹에 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당사와 송하예는 모 가수의 발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관해 법적절차에 따라 강경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황인욱과 전상근 측 역시 "사재기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하며 "사실관계 확인없이 당사의 아티스트를 공개적으로 지칭하며 명예를 현저히 훼손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을 표하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장덕철과 이재현 측도 명예훼손에 유감을 표한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경을 응원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오랜 시간 의혹으로 자리한 음원 사재기 논란에 지친 대중들이 관련 수사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바람을 담아 2016년 발표된 박경의 '자격지심'을 역주행시키기도 했다. 공개된지 3년이 넘은 이 곡은 26일 오전 10시 기준 멜론 26위, 벅스뮤직 10위, 지니뮤직 4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박경은 사재기 저격 이후 지난 25일 MBC FM4U '꿈꾸는 라디오' 생방송에서 "주말동안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오늘은 '꿈꾸라'의 DJ로서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간접적으로 말했다. 추가로 사재기 발언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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