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1편에서는 두려움과 사랑을 이야기했다면 2편에서는 변화와 성숙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캐릭터들도 성숙했고 관객도 더 나이가 들었으니까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의 크리스 벅(오른쪽), 제니퍼 리 감독.  /연합뉴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의 크리스 벅(오른쪽), 제니퍼 리 감독. /연합뉴스
개봉 나흘간 관객 443만 명을 모으며 흥행 질주하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의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편과 속편의 차이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 벅은 “성장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2편은 1편보다 서사가 깊어지고 어두워졌다”며 “1편과의 연관성을 잃지 않으면서 인생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겨울왕국2’에서 엘사와 안나 자매는 바지 의상을 입고 나온다. 왕자와 결혼하는 결말을 맞는 기존 디즈니 공주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제니퍼 리는 “두 사람은 왕국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사람이기 때문에 결함이 있으며 그 결함까지 포함한 진실한 면모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겨울왕국’ 시리즈가 남녀 간 사랑이 아니라 자매애에 초점을 맞춘 배경도 들려줬다. “두 여성 캐릭터는 항상 싸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어요. 자매가 합심해서 도전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복잡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죠. 1편에서 엘사가 받은 세계적인 사랑을 통해 여성 캐릭터의 힘으로 영화를 이끌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크리스 벅은 애니메이션 ‘토드와 코퍼’(1981년) ‘인어공주’(1989년) 등의 캐릭터 디자이너와 애니메이터를 맡았다. ‘포카혼타스’(1995년)에서는 수석애니메이터를 맡았고 ‘타잔’(1999년)으로 감독 데뷔했다. 제니퍼 리는 2011년 디즈니 스튜디오에 합류해 ‘주먹왕 랄프’(2012년) 각본에 참여했다. 두 감독은 2014년 ‘겨울왕국’으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겨울왕국3’도 나올까. 제니퍼 리는 “미정”이라고 했다. “‘겨울왕국2’를 만들겠다는 결심은 마음 깊은 곳에서 나왔어요. 엘사와 안나 자매에 대해 뭔가 더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고, 하나의 완성된 여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으로선 2편의 마지막 장면까지만 생각한 상태예요.”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